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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니버스 Sep 12. 2024

연등 시간을 활용한
공격적인 책 읽기

수면을 줄이고 독서를 늘리다

군대에서 여가 시간을 활용해 열심히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분명 훌륭하다. 하지만 좀 더 나아가 독서 시간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연등 시간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연등 시간은 군대에서 밤에 소등 시간 이후, 허가를 받고 불을 킬 수 있는 시간을 뜻한다. 주로 도서관이나 사이버지식방 연등을 할 수 있고, 가끔은 생활관에서 TV를 볼 수 있는 연등 시간이 주어지기도 한다. 보통은 자기 계발을 위해서 쓰인다고 보면 된다.

간단히 얘기하면 자야 하는 시간에 추가로 자기 계발을 위해 도서관에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나도 처음에는 개인정비 시간만 활용해서 책을 읽었다. 시간이 지나서 조금 더 자주 책을 읽게 됐을 때, 후임을 따라 우연히 연등을 한 적이 있었다. 이래저래 많이 듣기는 했지만 가본 적이 없었고, 연등은 나와는 거리가 먼 일이라고 생각했다.

연등을 하러 올라간 도서관의 첫인상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사람뿐이었고, 다른 모두가 잠든 시각이기 때문에 굉장히 조용했다. 그날 독서를 1시간 정도하고 돌아와서 잠을 청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다음날부터 새벽에 근무가 있거나 너무 피곤하지 않으면 매일 가서 연등 신청하고 독서를 했다. 어차피 잠은 7~8시간만 자도 충분하고 더 잔다고 해서 더 개운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연등 시간은 환경이 좋은 만큼 책에 집중도 더 잘됐다. 조용해서 책에 집중하기도 좋고, 사방에는 책 밖에 없으니 다른 생각이 들지도 않았다.

연등을 하려는 사람이 많았으면 시끌벅적했을 수도 있지만 항상 10명 남짓한 인원이 와서 쾌적하게 독서를 할 수 있었다.


이렇게까지 해서 책을 읽어야 하는가 생각해 보자면 모두가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보편적으로는 잠을 자는 게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책 읽을 시간을 더 확보하고 싶다면, 연등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평일에 개인정비 시간만 가지고 책을 읽으려고 하면 진짜 잘 읽어봐야 하루에 2~3시간의 독서를 할 수 있다. 그것도 물론 적지 않지만, 일단 독서 시간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하루에 1시간 연등으로 일주일 중에 5일만 독서를 해도 5시간을 더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4주를 보내면 연등을 하지 않는 것보다 28시간을 추가로 독서할 수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그 격차는 커진다.

물론, 피곤하면 자야 한다. 다음날 일정이나 근무 같은 것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해야 한다. 원래 해야 할 것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까지 책을 읽는 것은 좋지 않다.

나도 너무 피곤하거나, 근무가 있으면 연등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잤다. 어차피 그 시간에 무리해서 책을 읽으면 다음날 개인정비 시간에 책 읽을 힘이 없다.


내가 연등 시간을 활용해서 독서하는 것이 공격적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독서할 시간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서 수면의 일부를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면 시간은 우리 몸의 회복을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고, 이 시간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보통 8시간 정도 자면 개운하고 7시간만 자도 생활은 할 수 있지만, 누구는 9시간을 자야 개운할 수도 있다.

일단 잠이 많은 사람은 연등 시간을 활용하기가 어렵다. 잠을 빼고 그만큼 책을 읽으면 다음날 일상에 지장이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모두가 적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평소에 잠이 많은 사람이라도 낮잠을 자서 밤에 정신이 맑을 때도 있고, 늦게 자고 싶은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럴 번씩 연등을 해서 독서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있다.


지금 얘기하고 싶은 것은 당신은 독서를 위해 매일 연등을 해야 하며, 많은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조언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그렇게 하면 몇 명이나 유지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극소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수백 명이 있는 부대에서 내가 연등할 때 10명 남짓한 인원이 올라오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원래 하고 있던 개인정비 시간의 독서와 더불어 추가로 독서 시간을 확보하고 싶다면, 연등을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매일 하지는 않더라도 가끔 연등을 이용한 책 읽기를 한다면, 더 나은 독서 생활을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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