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by 서쪽하늘


나는 언제나 목이 마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모래벌판을
낙타 한 마리와 걸어간다

노쇠한 낙타는
무거운 다리를 끌며
힘이 되기는커녕 짐이 된다

세상은
뜨거운 사하라
지친 몸으로 도착한 오아시스는
숨이 붙어 있을 만큼만
목구멍으로
물을 흘려보내주고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드냐'
넋두리를 들어주는 건
낙타의 건조한 눈망울

모래폭풍에 숨이 막혀도
희망을 낙타 목에 매달고
꾸역꾸역 넘어간다

나는 언제나 목이 마르다.






처음으로 주어진 시제를 가지고 시를 쓴 적이 있다. 시제는 '언제나' 였던 걸로 기억한다. 언제나로 쓸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았을 텐데 당시 난 힘들었나 보다. 시제를 보는 순간 <연금술사>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언젠가는 다시 한번 읽고 싶었다. 이 떠난 여행지의 작은 책방에서, 은 내게 책을 사주겠다며 골라보라고 했다. 그때 작은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읽지 못했지만, 읽으며 어디쯤에 이 풍경이 나오는지 찾아봐야겠다.





사진은 스위스의 오에쉬리넨 호수 앞에서 만난 커다란 달팽이다. 나름 악천후 속을 뚫며 치열하게 가면서도 어코 치지 않고 찍었다. 너무 크니 좀 징그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