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그리워도

by 서쪽하늘


이 OO 어르신은 워커의 도움을 받지만 비교적 자유롭게 걸으신다. 하지만 식사와 프로그램할 때를 제외하곤 대부분 2인실 방에 있었다. 유심히 보는 것 같진 않지만 TV는 항상 켜있다. 조용한 어르신에게 아침이면 치매증세완화용 작은 패치를 붙여준다. 어제 붙인 걸 떼고 오늘 날짜를 써서 어제와 다른 위치에. 돌아서 나오는 내게 항상 같은 말씀을 한다.
"고마워유"



어르신은 고향이 부여라고 했다. 걷기 운동을 하는데 이 노래가 나왔단다.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 그래서 눈물이 났단다. 눈물을 흘리며 걷는 어르신이 떠올랐다.

"아이고 어째 하필 그 노래가 나왔을까요."

신나는 노래가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추석이랑 어울리는 노래라도 틀은 걸까. 딸이랑 살았는데 딸을 힘들게 하는 것 같아 요양원에 들어왔다고 했다.

날마다 보는데 TV는 재미있을까? 심심하니까 봐요 하는 어르신. 고향에 자식들과 한 번 다녀오시면 좋을 텐데 하니, 살 거면 모를까 뭘 가유했다. 그게 자식들에게 번거로운 일이라는 걸 아니까 그러는 거겠지. 식사시간에 어르신을 향해 맛있게 드시라며 힘주어 어깨를 안아줬고 어르신은 정을 듬뿍 담은 목소리로 말했다. "고마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