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가 적은 32년생 최 OO 어르신 머리맡에 제법 큰 그림이 놓여있다. 가족 중 누군가의 그림이겠지.
"어르신 이 그림 누가 그린 거예요?"
"내가 그렸어요."
"네? 진짜요? 와 너무 잘 그리셨어요."
칭찬이 낯선지 쑥스러워하며 쳐다보셨다.
"에이 뭘, 잘 그렸어요?"
"당연하죠. 너-무 잘 그리셨어요."
어르신은 그림을 그린 화가셨다.
그날 이후 '화가 어르신'이라고 불러드렸다.
그때마다 잊고 있던 뭔가를 찾은 듯 선한 눈으로 웃어주셨다.
책을 쓴 두 어르신은 33년생이시다. 머리맡엔 각자의 책이 놓여있다. 읽어 보면 어르신들께서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알게 되겠지. 지금 모습과 비교되며 약간은 서글픈 마음이 들 수도 있겠다. 그래도 읽어볼까. 읽고 나서 아는 척을 해볼까. 두 분은 책을 낸 작가셨다.
책 옆엔 종이접은 것과 동화책 두 권이 놓여있다. 이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기 힘들지만 또 다른 걸 하며 지내신다. 어르신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걸 나도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