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30 씀
작은 뜨락을
홀로 서성이는 고독 위로
달빛이 떨고 있네요
난 이런 날이 좋아요
가로등은 푸른 별 아래 잠이 들고
창가에 걸어놓은 우울이
메마른 갈색 노래를 부르는
어제보다 더 쓸쓸한 오늘이 좋아요
그러나 동그란 하늘 틈 사이로 비가 내리면
낯익은 그리움에 울어버리죠 눈물 그치고 나서
하얀 고독으로 종이배를 만들어 띄우지만
차가운 빗물에 찢겨지고 말아요
아무것도 모르는 그대여
사람들이
비오는 날 괜히 슬퍼지는 건
쏟아져 나온 내 그리움 때문이에요
- 이풀잎 -
비가,
가슴속에 내리면
비는 온통 감정 폭풍을 몰고 옵니다.
그래서, 오늘 같은 날
비는 위험물질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볕에 말리려고 창가에 걸어두었던 우울.
아직 채 마르기도 전에 저만치서 다른 우울이
우표도 없이 비를 우체부 삼아
이곳에 전해놓습니다.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지금 잠자고 있는
별처럼 쏟아지는 그리움을
한 개 한 개 세어볼까 봐요.
세다 세다 다 못 세도
오늘이라는 이불이 잠을 데려와
살포시 덮어주겠지요.
내일이라는 날이 툭하고 당도했을 때
구겨진 우울을 탈탈 털어
다시 널어놓으면
가을볕이 몰래 와서
말려놓고 가겠지요.
안전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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