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조막만 나의 뿌리부터
흙이 차오른다
머지않아 턱 밑까지 올라온다
미친 듯이 발악해도
절박하게 몸부림을 쳐도
도무지 벗어날 수가 없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온몸에 소름이, 고동치는 심장의 전율이
내 몸속을 하염없이 맴돈다
나를 뽑고, 짓밟고, 비틀고, 베어내고, 도려낸
수많은 악몽들이 뇌리를 날카롭게 스쳐간다
상처 곪아 뜨거운 고름 일렁이는 나의 세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꿈을 꾼다
나의 거친 삶이 고스란히 담겨
무척이나 치밀하고,
야생의 날 것 마냥
길들여지지 않아 아름다운,
내 꿈.
살기 위해서
죽지 않기 위해서
꿈마저 포기하면 난 정말 죽을 것 같아서
난 결코 죽지 않고 오늘도 살아낸다
악착같이 살아서
그 꿈, 꼭 이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