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초등생활 2.

인공지능 학습은 아직 필요없다.

by 죠앤

코로나 시대 초등생활 2

인공지능 학습은 아직 필요없다.


2학기가 되어서야 줌 학습이 이루어졌다.

첫 줌으로 반 학생들이 전부 모인 날이었다.

그동안 등교를 했어도 분반 수업이 많았기에

20여명이 넘는 반친구들이

처음으로 다같이 만나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얼마나 두근거리며 기다렸는지 모른다.

마스크를 벗고 반 친구들 모두가 서로의 얼굴이 본 것이 처음이었다.

낯설어하며 쑥쓰러워하는 아이들의 모습. 어색한 미소.

친구의 얼굴을 제대로 마주하던 순간이었다.

아이는 훗날 이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출석체크를 하며 ‘아 너가 그 얘 구나’, ‘너는 이렇게 생겼었구나’

서로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30여분이 훌쩍 지나갔다.


주책 맞지만 첫 줌으로 아이들과 선생님이 대면한 그날,

아이 뒤에서 한참 눈물을 훔쳤다.

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정확하게 설명하기도 어려웠다.

그냥 이 상황이 너무 슬펐다. 너무 화가 났다.


이렇게라도 만나서 좋다며

자기들끼리 웃는 아이들의 고운 마음을 보며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마스크 쓰고라도 한 공간에 함께 있어야 하는거 아닐까?

정말 이렇게 교육방식이 뒤바뀌게 되는 걸까?

혹자는 이런 현상을 보며 우리나라가 IT 강국인 것이 다행이다,

이렇게 원격으로 아이들 교육이 발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둥,

미래사회가 앞당겨 왔다는 둥,

인공지능 시대에 맞게 살아가는 모습이 온 것이라는 둥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이야기는 별로 듣고 싶지 않다.


인공지능이 해야 할 게 있고

사람과 사람이 직접 살을 맞대고 얼굴을 마주보고 할 게 따로 있다.

코로나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온 것 뿐이지

이러한 원격 수업이 정착되는 것을 개인적으로 원하지 않는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인공지능 학습 따위는 필요 없다.

아이들에게는 놀 수 있는 공간과 시간, 친구가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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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여덟 살은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나게 되었다.


종업식 때 서로 헤어지기 아쉬워 눈물을 글썽일 틈도 없이

줌을 통해 쿨하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1학년의 시간을 ‘로그아웃’ 했다.

멀리 전학 가는 친구에게 마지막 편지와 선물을 주고 싶었는데

하필 코로나가 극심해지는 시기여서 영상통화로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아이는 전화를 끊고 한참을 이불 속에서 나오지 않았다.

나는 아이의 흔들리는 어깨를 말없이 안아줄 수 밖에 없었다.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어른들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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