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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UNGIL큰길 Dec 06. 2021

시간이 스스로 일하게 하라.

 

“인생을 사랑한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인생은 시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 벤자민 프랭클린


인생은 시간 그 자체이다.


‘시간은 금이다. 시간이 돈보다 더 중요하다.’라는 말은 이미 너무 흔한 말이 되었다. 시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이제는 이러한 시간을 묘사하는 말들을 들어도, 더는 어떠한 감흥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시간은 곧 목숨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목숨보다 중요한 게 또 있을까? 어찌 됐건 확실한 것은 시간은 돈보다, 금보다 중요한 건 확실하다.


혹시 세월이 지나는 것 혹은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30대 이상이라면 시간의 흐름에 대해 긍정적 감정보다는 부정적 감정을 더 많이 느낄 것이다.  점차 젊음을 잃어감에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노후 준비에 대한 불안감과 같은 미래에 대한 걱정 등의 감정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흐르는 시간에 대해 긍정적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현재의 시간을 즐기며 나이 듦에 만족하고 미래를 기대하는 삶’을 살 수 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만일 우리 삶이 지금보다 미래가 훨씬 더 나아질 것이라는 100% 확신이 있다면 시간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만일 당신이 5년 내 은퇴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돈을 마련할 수 있다면. 혹은 원하는 곳 어디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경제적, 시간적 자유가 있다면 어떨까? 정말 가슴이 뛰고 기대되지 않는가? 나이 듦에도 누가 봐도 멋있을 정도로 건강하고 매력적이며, 재정적으로도 부족함이 없으면서도 꾸준히 할 일이 있고, 배우자와 자녀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기대가 더 클 것이다.


그런데 기대로 가득 찬 미래를 만들기 위한 조건들을 하나하나 채우기에 우리 삶 자체가 팍팍하다. 경제적 자유, 시간적 자유가 확실한 미래는 소수 몇 명만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현재 가진 것이 많지 않은, 앞으로 내 삶이 100% 바뀔 것이라는 확신도 할 수 없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나는 시간의 흐름 자체만으로 가치가 만들어진 것들을 찾으라.’라는 제안을 하고 싶다. 이를 테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역시 시간이 흐름으로 인해 가치가 커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결혼이나 자녀 출산 역시 시간이 쌓일수록 안정감이나 행복 등 무형의 가치를 만들어지는 것들이라 할 수 있다.


내가 결혼하기 전  나의 작은 아버지께서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너의 시간이 중요한 만큼 앞으로 태어날 너의 자녀가 맞이할 시간도 중요하다. 네 아이를 네가 키운다고 생각하느냐? 그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아이가 자라며 순간순간 너희의 돌봄이 필요하겠지만, 아이를 성장시키는 것은 시간이다.” 결혼 시기가 너무 늦으면 안 된다는 조언으로 해주셨던 이야기였지만 나에게는 특별한 깨달음으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타이밍과 실행력이다. 그러나 그것을 알면서도 내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나는 작년 3월에 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학원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10년도 넘었지만, 그 뒤로 8년이 지나서야 입학을 했다. 그사이 결혼도 하고, 자녀도 생겼기 때문에 대학원을 다닐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과연 내가 직장 생활과 병행하며 대학원을 잘 다닐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그러다 2018년 대학원 공부를 시작하기로 마음의 결정을 내린 것은 시간의 흐름에 맡겨보자는 생각이 들고나서부터이다. ‘일단 시작하면 시간은 흐를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졸업을 한다.’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자 용기가 생겨났다. 이후로는 줄곧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었고, 결국 그렇게 되었다. 대학원 졸업 역시 2년의 세월이 지났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자격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으로써 가치를 창출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안목을 기르고 실행력만 갖춘다면 앞으로의 인생을 더욱 긍정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흐르는 강물에 띄어놓은 배가 물의 흐름에 따라 저절로 움직이듯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도 시간의 흐름에 맡기면 된다. 우리가 할 일은 인생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방향키만 잘 잡아주면 된다.     


나는 결혼하고 몇 년간 전세를 살았지만, 집(정확히 말하면 아파트)을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집이 가져다주는 심리적 안정감이나 안락함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가치도 크겠지만, 집이라는 자산이 다른 실물 자산에 비해 더 빠르게 가치가 커지는 특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세도 원금 손실 없이 보증금을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시간이 흘러 어떠한 가치도 만들어내지 못할뿐더러 돈의 가치 하락이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오히려 큰 리스크를 안게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았던 나는 집을 장만하기 위해서는 아파트를 분양받는 게 적격이라 생각했다. 나는 내가 원하는 지역의 분양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나의 청약 가점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경쟁률이 비교적 낮은 지역의 공공분양을 공략했다. 결국 내가 지원한 아파트는 미분양이 되며 나는 자동적으로 청약에 당첨되었다. 당시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사실에 기분은 썩 좋지는 않았지만 현재는 아파트 가격은 구입 당시 가격의 두 배가 넘는다. 정부의 강한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비정상적인 아파트 가격의 오름세의 영향으로 아파트 자산의 가치가 두 배 이상 오른 것이다. 만일 그때 내가 집을 장만하겠다는 계획과 실천이 없었다면 어땠을지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기만 하다.


어떤 일을 처음 시작하거나 도전할 때 망설여지는 이유는 그 일을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만일 “그래 일단 시간에 맡겨보자!”라는 마음을 갖게 되면 비교적 부담 없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의 흐름에 맡기는 습관은 삶을 대하는 태도 역시 의연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스라엘의 다윗 왕이 어느 날 반지 세공사를 불러 “날 위한 반지를 만들되, 거기에 내가 큰 전쟁에서 이겨 환호할 때도 교만하지 않게 하며, 내가 큰 절망에 빠져 낙심할 때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아라!”라고 지시하였다. 이에 반지 세공사는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었으나, 빈 공간에 새겨 넣을 글귀로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현명하기로 소문난 왕자 솔로몬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때 솔로몬 왕자가 알려준 글귀가 바로 “이 또한 지나가리라” 였다고 한다. 이 글귀를 적어 넣어 왕에게 바치자, 다윗 왕은 흡족해하고 큰 상을 내렸다고 한다.       


간혹 기회가 바로 눈앞에 있는데도 무관심과 실행력 부족으로 기회를 날리는 경우가 있다. 어떤 사람은‘그때 내가 알아봤는데, 그걸 내가 했으면 지금쯤….’라며 주변에 영웅담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행하지 않았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꼭 알아야 할 것은 시간은 지금도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도 시간의 흐름에 맡기고 인생의 가치를 키워나가고 있을 것이다. 당신 역시 아, 그때 했었어야 하는데 하며 후회 없는 삶을 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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