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란 시각 피라미드를 횡으로 잘라낸 하나의 특정한 단면이다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 Leon Battista Alberti(1404-1472)는 15세기 이탈리아의 인문주의자, 미술가, 조각가, 건축가, 시인, 성직자, 언어학자, 암호학자였다. 그는 부르넬레스키가 발명한 원근법을 이론적으로 정리하여 <회화론 On Painting>를 저술하여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의 발전에 기여했다.
미술의 꿈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화면에 재현하는 일이었다. 재현(representation)이란 다시(re) 나타나게(Present) 하다로 화면에 똑같이 옮기는 일이다. 그런데 그게 마음대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 15세기 이전, 그 어떤 천재도 할 수 없었다.
15세기 초, 이 일이 가능해졌다. 공간과 물체를 수학적으로 측량하는 원근법(perspective)이라는 기적의 방법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원근법은 1415년, 이탈리아의 건축가 브루넬레스키에 의해 탄생했다. 1427년 마사초는 브루넬레스키의 원근법을 회화에 적용시켰고, 마사초의 <성삼위일체>는 원근법을 적용하여 그린 최초의 회화 작품이었다. 그리고 1435년,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는 원근법을 이론적으로 정리하였다.
원근법은 거리와 물체를 측량하는 방법인데, 원근법은 거리에 따라 크기가 작아지는 단순한 측량법이 아니었다. 원근법은 수학이었다. 공간과 물체의 측량에서 시작된 원근법은 소리·높이·속도·무게 등 세상의 모든 것을 측량해 나갔고, 서양문화와 과학기술의 기초가 되었다.
15세기 원근법을 익힌 르네상스 화가들은 현실 세계를 화면에다 리얼하게 재현할 수 있었다. 원근법과 해부학을 기초로 재현한 르네상스 회화 작품들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었다. 그림 속의 인물들은 현실 세계의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그림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살아 있는 존재였다.
원근법(perspective)은 per(through)+spec(look)+tive로 통하여(through) 보다(spec=see)로 투시법이다.
알베르티, 회화론pp.3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