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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이터의 서가 Apr 07. 2021

거장의 한마디 #2 도나텔로

말해, 빌어먹을, 말해봐!


Donatello(1386-1466)


15세기 이탈리아 조각가 도나텔로 Donatello(1386-1466)는  대리석 조각과 청동 조각에 뛰어났으며 르네상스 조각의 가장 위대한 대표 작가 중의 하나였다. 도나텔로는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사실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새로운 조각을 만들어냈다.




15세기 르네상스 미술의 목표는 박진감 넘치는 현실을 그림이나 조각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마사초와 우첼로가 르네상스 회화를 개척했다면 르네상스 조각을 개척한 사람은 도나텔로였다.


르네상스 회화가 리얼한  현실 공간을 화면에 재현해 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들의 인물들은 나뭇조각처럼 부자연스럽고 생명감이 부족해 보인다. 반면 반면 르네상스 조각의 개척자 도나텔로의 조각들은 생명력과 긴장으로 가득 차 있다.



도나텔로, Gattamelat상  




말해, 빌어먹을, 말을 해봐!


도나텔로의 목표는 생동감 넘치는 리얼한 조각의 제작이었다.  도나텔로의 목표는 그 정도에 그치지 않았다. 그의 목표는 말 그대로 살아 숨 쉬는 살아 있는 조각이었다. 그런 그였기에 자신이 만든  조각에 불만이 많았다. 그는 생각했다. 진짜 살아 있는 조각이라면 말을 해야 할 것 아닌가! 그의 조각이 말을 할 정도로 리얼한 조각의 되길 원했던 도나텔로는 그의 조각 앞에서 중얼거렸다고 한다.  


말해, 빌어먹을, 말을 해봐! 


도나텔로, 예언자 하바쿡, 1423-6. https://www.wga.hu


해부학, 인체에 생명을 부여하다


인체에 생명을 부여하려면 인체의 겉모습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인체의 내부 구조와 작동원리를 알아야 한다. 어떻게? 인체를 잘라보아야 한다. 해부학(anatomy)이 필요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해부학 연습, 1510년경


anatomy(해부)는 ana(up)+tomy로 강하게 자르다이다. 해부를 하려면 잘라야 보아야 한다. 그런데 당시 해부는 교회에서 금지하는 일이었다. 후에 미켈란젤로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교회의 허가 하에  인체를 해부했지만, 도나텔로가 직접 해부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찾지 못했다.  그러나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인체 표현으로 보아서 도나텔로는 해부학에 대해 상당한 지식이 있었음은 틀림없다.


도나텔로, 마리아 막달레나, 1457년경 https://www.wga.hu


 르네상스 미술가들은 인체의 외관만을 측량하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그들은 인체의 표면을 뚫고 들어가 그 속을 관찰하고 싶어 했다. 인체의 구조와 작동원리를 알고 싶었던 것이다. 특히 호기심이 강하고 자기의 눈으로 본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믿지 않았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인체의 구조를 알고 싶어 하는 욕망으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시체를 해부하기 시작했다. 르네상스 미술가들은 해부학적 지식의 덕분에 인체의 구조와 메커니즘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게 되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완전한 인체를 그릴 수 있었다.


미켈란젤로, 아담을 위한 드로잉 연습


르네상스 미술가 안드레이 만테냐의 <처형장으로 향하는 성 야고보>이다. 성 야고보가 기적을 행하는 순간 이에 감동한 사람들이 그에게 접근하고 당황한 로마 병사들은 이를 말리는 장면이다. 이 작품의 스케치를 보면 만테냐 와 르네상스 미술가들이 얼마나 해부학에 정통해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안드레이 만테냐, 처형장으로 향하는 성 야고보와 드로잉, 1455년경


르네상스 미술가들은 완벽한 신체를 표현하기 위해 인체의 움직임을 면밀히 연구했다. 그래서 해부학에 맞게 인체를 그렸다. 그러고 나서 사건이 벌어진 시대에 맞게 의복과 칼, 투구 등을 그려 넣었다.




다비드(David)


도나텔로의  <다비드>이다.  골리앗을 돌팔매로 죽인 구약성서의  영웅 다비드는 마치 살아 있는 사람처럼 눈과 손이 꿈틀거리는 듯하다. 르네상스 이전의 핏기 없는 조각들과는 달리 발랄한 생명감을 지니고 있다. 이 발랄한 생명감이 르네상스 조각이 꿈꾼 새로운 미술이었다. 꿈틀거리는 눈과 손, 즉 살아있는 육체는 르네상스가 발견한 전혀 새로운 미술이다.


도나텔로의 이 새로운 조각이 가능하게 한 것은 해부학(anatomy) 덕분이었다. 현실에서 살아 숨 쉬는 박진감 넘치는 인체를 표현하려는 르네상스 미술가들의 의지가 해부학을 연구하게 한 것이다. 도나텔로의 새로운 조각은 미켈란젤로로 이어져 화려하게 꽃 피우게 된다. 


도나텔로, 다비드, 1430년대. https://www.wga.hu


르네상스  미술 평론가 조르주 바사리는 도나텔로의 <다비드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Signoria 궁전 안뜰에는 실물 크기의 나체상인 < 다비드>의 동상이 서 있다. 오른손에 검을 들고 있고 왼손에는 골리앗의 잘린 귀를 들고 서 있는 있는 <다비드상>은 생동감과 부드러움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예술가들은 그것이 살아있는 사람에게서 직접 주형을 뜬 것이라고 믿을 정도이다.



도나텔로, 다비드, 1430년대. https://www.wga.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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