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은화 Oct 13. 2023

잃어버린 꿀잠을 찾아서 0912

12. 터닝포인트

불면퇴치 프로젝트입니다

소소한 일상 기록입니다



불면 속에서 중요한 결단을 내린 적이 꽤 있다.

불면이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잠들지 못하며 나에 대해, 지금의 삶에 대해, 두려워하고 주저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하다 결론까지 내버리고 만 것이다.


최대한 천천히 결정하고 최대한 실천을 미루는 나에게 불면은 어떤 무대를 만들곤 했다.


위기의식, 패배감과 실망감을 만회하려는 결심이

깊은 밤 이루어졌다.

오만가지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한 방!

그 한 방으로 지지부진한 인생을 변화시키고 싶었다.


가장 큰 결정은 군입대였다. 새학기 개강을 앞둔 시기에 입대를 결심했다.

밤을 꼴딱 세우고 입대를 결심했다. 결심하니 잠이 왔다. 깨어나 곧장 학교로 가 휴학계를 냈다.

(다음학기 등록금도 미리낸 상태. 무책임한 결정처럼도 느껴졌는데 후에 제대해 복학하니 그 사이 등록금이 50만원 올랐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경제적 이득을 보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담양과 강원도, 군산과 정동진 여행을 강행하기도 했다.

등산도 이렇게 간 적이 꽤 있다. 새벽에 잠들기를 포기하고 옷과 음료수를 챙겨 산으로 향했다.


또 이렇게 파주 교보문고 물류센터 지원도 했고,

김포공항 주차관리원 일도,

마포에서 우유배달일도 결심했다.

쉽게 결정하지 못하다 뇌와 끝장토론을 벌인 거다.

유독 불안했던 시절이었다.




[아버지 2차 디스크 수술 전날 밤(척추협착증 치료, 2번, 3번, 4번의 눌린 신경을 여는 수술)]


누운 시간 (smart phone off): 01:30 a.m.

잠든 시간 : 05:00 a.m.

기상시간: 07: 40 a.m.

success/fail: F   

누운 장소: 부모님집 손님방 (침대)

자기 직전 행위: 늦은 저녁 식사 후 맥주 한 잔, 다리 마사지기와 등 마사지기 사용, 유튜브 시청    

수면도움 아이템: 온열 눈 마스크

몸무게 71.9 킬로


메모: 나의 집을 벗어나면 왜 잠들지 못하는 걸까? 이유를 모르겠다. 정확한 루틴에만 안심하고 잠이 드는 내 무의식의 시스템은 과연 뭘까?

집에서는 그나마 잠들 수 있어 다행이지만 뒷맛이 씁쓸하다.




앞으로 이렇게 결정할 것들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

두렵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다.


아버지 수술 끝나면 작은 전기 자전거를 좀 알아봐야겠다.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다면 구매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잃어버린 꿀잠을 찾아서 091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