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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태화 Mar 12. 2024

바람과 바람과 바램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

현관 밖으로 내딛은 조심스러운 한 발에

오늘의 바람과 마주하게 된다


하루는 바람의 연결이고

바람으로 시작해 열리며

이윽고 바램의 끝에 도달해

나의 색체를 한 꺼풀 벗겨가며 닫힌다


문득 눈을 마주친

분주하게 닫힌 가게 유리창에 비친

왜인지 흐릿하게 보이는 나의 모습은

유리창의 물때가 지워지지 않은 탓

하루에 바랬기 보다는 

바랜 유리창에 비춰졌기 때문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바람을 맞아가며

하루의 바람을 작게나마 이뤄가고

하루를 더 이상 바래지 않고 닫아가는 것


그렇게 선명한 하루를

한번  더 살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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