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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 | 우리가 후원자님과 스리랑카 현장가는 이유

좋은 어른, 멋진 롤모델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by 꽃보라 꽃목수 Feb 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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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기회의 결핍을 낳는다. 공부할 기회, 치료받을 기회, 정당한 임금이 보장된 일자리를 구할 기회,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 기회. 빈민 지역 아이들에겐 태어날 때부터 극히 제한된 선택지만 있다. 마을 내 유일한 문방구에서 파는 단 한 종류의 연필과 공책을 사용하고, 사이즈가 크든 작든 구할 수 있는 옷과 책가방이 있으면 입고 멘다. 거의 매일 같은 음식을 먹고, 수도와 전기가 없어도 몸 뉘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잔다. 기호, 취향, 소망은 가난 속에서 철저하게 무시되며 배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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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어른들이 하는 일의 가짓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코인트리 학교가 있는 스리랑카 빈민 지역 주민과 학부모 대다수는 농부, 어부, 툭툭 기사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한다. 이외에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은 찾기 어렵다. 주민 중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소수는 관광업에 종사하는데, 이들은 성수기(매년 4~10월)에 아루감베이로 서핑하러 오는 외국인 관광객 대상 식당, 숙박업소, 서핑샵에서 일을 한다. 


물론 관광 시설의 소유주와 고용주는 외국인이거나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 사는 부자다. 마을에서 교육받고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은 불안정한 근로 환경에서 적은 임금을 받고 일하는 일용직 직원이다. 이들도 연중 절반 가량만 다른 일을 할 때보다 약간 돈을 더 벌 뿐, 관광객이 오지 않는 비수기 6개월은 일거리가 없어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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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고 아이들이 만날 수 있는 어른이나 경험할 수 있는 직업의 종류도 제한적이다 보니, 빈민 지역 아이들의 세상도 좁을 수 밖에 없다. 코인트리 학교 아이들 140명에게 ‘어른이 되어 갖고 싶은 직업’을 써보라고 한 적이 있었다. 단 5가지로 추려졌다. 선생님, 군인, 경찰, 의사, 툭툭 기사. 아이들은 자라면서 농부, 어부, 그리고 이 5가지 직업이 아닌 다른 직업을 가진 어른을 거의 만난 적 없다.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직업이 있다는 것, 다양한 일을 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필요한 역할을 하는 어른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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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트리는 ‘꽃주주(후원자)’님은 언제든지 현장에 오실 수 있다고 얘기한다. 실제로 우리 멕시코와 볼리비아 학교에 종종 꽃주주님들이 찾아와 아이들을 만나고 가신다. 꽃목수님과 나도 매년 스리랑카 현장에 갈 때마다 꽃주주님들과 함께 간다. 현장 방문은 꽃주주님들께는 후원금이 만든 기적을 직접 보실 수 있는 좋은 기회고, 코인트리 아이들에게는 멋진 어른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간혹 현장 방문을 희망하시는 꽃주주님께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요’, ‘제가 도울 일이 뭐가 있을까요?’라고 물어보시는데, 코인트리의 대답은 한결 같다. 봉사활동도 좋고 도와주시는 것도 좋지만, 저희가 가장 바라는 건

 

아이들과 즐겁고 신나게
놀아주시는 거예요.
놀 체력과 밝은 에너지와
아이들 맛있는 거 사주실
지갑만 들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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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주주님이 현장에 오시면 아이들에게 본인이 하시는 일과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얘기해 주셨으면 좋겠다. 꽃주주님이 걸어온 길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좋은 어른이 되는 방법을 예습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직업이 있는지, 사회 구성원으로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알려주셨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세상에 대한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호기심과 꿈을 심어줄 수 있다. 


동정심이나 측은지심을 갖고 아이들을 만나기보다 롤모델이자 친구로 아이들을 만나셨으면 좋겠다. 우리는 아이들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가진 즐거움과 행복을 나누고 싶어서 아이들을 돕는다. 아이들과 소풍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공도 차고 그림도 그리며 신나는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 이 모든 것은 아이들이 대부분 처음 해보는 경험이라, 낯설어하기도 무서워하기도 한다. 마치 아이가 첫 걸음마를 시작할 때 어른이 옆에서 손을 잡아주듯 소풍 가며 처음 큰 버스를 탈 때, 피자를 처음 먹어 볼 때, 축구공을 발로 처음 차 볼 때, 새로운 미술도구로 처음 그림을 그려 볼 때 꽃주주님이 곁에서 함께해 주신다면 아이들은 두려움 없이 새로운 경험을 시도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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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고 싶은 어른을 만난 아이의 세상은 완전히 바뀔 수 있다. 꽃주주님을 보며 아이들이 되고 싶은 사람도, 꿈꾸는 미래도 달라질 수 있다. 꽃주주님에겐 한 아이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현장방문을 다녀와서는 주위에 더 많은 좋은 어른들께 함께 하자고 알려주셨으면 좋겠다. 멋진 어른 한 명은 시간과 국경을 넘어 수많은 아이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한다. 스리랑카 아루감베이 마을에서 만난 13살 아이 올리스를 후원했던 20대 청년 꽃부자 한영준(코인트리 대표)처럼, 그의 후원 덕분에 좋은 어른으로 성장해 고향 마을 140명 아이들을 가르치게 된 올리스처럼. 현장에 오셔서 아이들을 만나고 느꼈던 감정, 겪었던 일을 주위에 알려 많은 분이 ‘빈민 지역 아이들의 세상을 바꾸는 멋진 일'에 함께하도록 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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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장애아동을 위한 특수학교를 짓는 동안 우리는 더 많은 꽃주주님과 스리랑카 현장에 방문하려고 한다. 맨땅에 벽돌이 하나씩 더해지고 기둥이 하나씩 세워지는 모습을 같이 보며 이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 학교는
저희가 짓는 게 아니에요.
꽃주주(후원자)님이 짓는 거예요.

여러분의 학교예요.”


‘나는 빈민 지역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지은 사람이야!’ 라는 자부심과 뿌듯함이 코인트리 아이들의 세상을 바꾸는 것은 물론 꽃주주님의 삶을 더 행복하고 빛나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코인트리 스리랑카, 멕시코, 볼리비아 학교에 오셔서 아이들을 직접 만나고 싶은 분은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코인트리 ‘꽃주주(후원자)’님은 누구나 가능합니다. 아직 꽃주주님이 아니더라도 현장 방문 후 영상, 글, 사진 등으로 ‘주위에 더 많은 좋은 어른에게 코인트리 꽃주주가 되자고 알릴 자신이 있는 분'이라면 방문 협의가 가능합니다.


● 문의 및 협의 제안

- 코인트리 대표메일: playsharelove@cointreekorea.org

- 인스타그램 @cointreekorea

- 페이스북 : www.facebook.com/cointreekorea

- 카카오톡 채팅하기: @코인트리 100원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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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라 & 꽃목수

멋지지 않지만 멋진 일을 하는 두 사람

국제국호단체 코인트리에서 스리랑카에 학교를 짓고 운영중

즐거운 일상을 기록하며 한 권의 책으로 엮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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