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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밥짓는하루 Aug 27. 2021

자취생의 요즘 집밥

밥 해먹고 사는 하루하루, 오늘은 뭐 먹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날들 속에 거리두기 단계는 좀처럼 낮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인까지 모일 수 있는 저녁 9시까지의 패턴이 표준화된 요즘, 게다가 일주일에 2~3번은 재택근무를 하니 집밥 라이프는 더욱 활성화됐다. 그만큼 설거지가 늘어나 귀찮기도 하지만, 집밥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요즘의 식탁. 김치요리가 제일 많은 만큼, 김치 요리 레시피들은 하단에 적어두었으니 참고하자.


1. 냉장고에 항상 있는 '김치'로 만든 '찌개, 전, 볶음'

<참치김치찌개>
<조림하듯 볶아낸 김치볶음>
<버섯전과 김치전>

냉장고에 모든 식재료가 떨어져도 언제나 있는 것은 바로 김치. 김치 하나만 있어도 든든하다. 입맛 없고 귀찮을 때는 그냥 신김치에 밥만 먹기도 하지만, 그날그날 김치로 간단한 요리를 해 먹는다. 개인적으로 참치와 두부가 들어간 김치찌개를 좋아해서 보통 두부를 듬뿍 넣은 참치김치찌개를 끓인다. 김치볶음은 제일 많이 해 먹는 요리 중 하나인데, 찜하듯 볶아서 부들부들하게 익은 김치에 밥을 싸 먹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나의 김치볶음은 볶음과 조림 그 중간 어디쯤에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비가 자주 와서 전이 당기는 날에 버섯전과 김치전을 해 먹었다. 김치전은 김치와 김치 양념 자체의 간만으로도 충분한 맛을 내기 때문에, 간장 없이 그냥 먹는 것을 더 좋아한다.


2. 자취생 필수템 '라면'으로 만든 떡볶이 중독자의 '라볶이'

<냉장고 털기로 만든 떡볶이>
<떡 없어서 라면만 넣고 만든 라볶이>
<점점 간단해지는 라볶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쌀떡볶이다. 요즘은 밀떡이 더 대세인 듯 하지만, 개인적으로 쌀떡이 훨씬 좋다. 동네 방앗간이나 마트, 시장 떡 코너에 가면 한 팩에 3천 원 정도면 살 수 있는데 2번 나눠 먹을 정도로 소분해서 냉동실에 얼려두고 생각날 때 만들어 먹는다. 최근에는 냉장고 털기 요리로 떡볶이를 만들어서 양배추는 없고 호박과 파를 넣고, 꼴뚜기가 좀 있어서 꼴뚜기를 넣은 내 맘대로 해물 떡볶이다.(뭐든 해산물이 들어가긴 했으니 해물 떡볶이인 걸로 하자) 냉털 해물 떡볶이를 마지막으로 냉동실에 구비해둔 떡이 다 떨어졌는데 사기도 귀찮고, 떡볶이는 먹고 싶어서 라면, 어묵, 양배추만 넣은 라볶이를 만들어먹다가 마지막엔 파가 떨어져서 그저 붉은 라볶이가 탄생했다. 뭘 넣든 안 넣든 양념 맛으로 먹는 거라 맛은 항상 좋다.


3. 제대로 된 집밥 좀 먹어볼까? 고추장찌개, 겉절이 그리고 든든한 콩밥

<된장찌개 대신 만든 고추장찌개>
<배추 반포기로 만든 겉절이>
<완두콩 동부콩 반반 찰현미밥>

된장찌개가 먹고 싶은 날. 찌개를 끓이려다 된장을 담은 용기 뚜껑이 안 열려서 손목이 나갈 뻔했다. 결국 된장을 포기하고 한 번에 잘 열리는 고추장 뚜껑을 열어 고추장찌개로 급선회했다. 이미 찌개용 재료는 다 손질해둔 상태라 무언가 끓이긴 해야 했다. 아무튼 고추장찌개를 끓이고, 엄마표 밑반찬을 곁들여 한 공기 뚝딱 했다. 밥은 미리 해서 얼려둔 게 있어 데우기만 했다. 잘 차려진 밥상에 찌개 하나만 끓여(?) 금방 완성한 것. 그리고 가끔 갓 담근 김치가 당길 때가 있다. 사 먹는 것보다 내 입에 맞게 만들어 먹고 싶고, 많이 만들 필요는 없으니 배추 반포기를 사서 간단하게 김치겉절이를 만들었다. 요즘 집에 콩이 많아서 콩밥을 자주 해 먹는다. 완두콩밥만 해 먹다가 동부콩이 조금 있어서 둘 다 넣고 콩밥을 지었다. 밥은 조금 넉넉히 만들어서 하루 이틀 먹다가 남으면 한 공기씩 소분해서 냉동실에 얼려둔다. 밥 짓는 게 제일 쉬운데 밥 하는 게 제일 귀찮아서 밥은 항상 양껏 해두는 편이다.


<김치요리 레시피>

1) 참치김치찌개 : 기름기를 어느 정도 뺀 캔참치, 썰은 대파와 양파, 김치를 중약불에서 볶는다. 기름기가 부족해 볶다가 탈 것 같으면 물을 아주 조금씩 넣어가며 볶는다. 대파와 양파는 없으면 생략해도 되고, 천연 단맛을 내는 양파가 없는데 김치가 너무 시면 설탕을 적당히 넣어 신맛을 조절하면 된다. 김치가 반 정도, 혹은 그보다 조금 덜 익었을 때 물을 붓고 다시마 한 조각을 넣고(없으면 생략) 강불에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중불에서, 중불에서 약불로 줄여가며 끓인다. 푹 끓일수록 맛이 깊어지지만 배가 고프거나 시간이 없다면 다 끓고 재료가 익으면 바로 먹어도 된다.


2) 김치볶음(이라 쓰고 김치조림이라 읽는다) : 기름을 적당량 두르고(들기름을 가장 선호하지만 없으면 올리브유, 식용유류 등도 괜찮음) 김치, 양파, 대파를 넣어 살짝 볶다가 김치가 조금 익어가려고 할 무렵부터 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약불에 찌듯이 볶아낸다. 개인적으로 팽이버섯을 넣는 것도 좋아한다. 김치와 함께 먹으면 식감이 좋다. 중간중간 물을 계속 넣기 때문에 기름을 더 넣을 필요도 없고, 타지 않는다. 보통 양파를 많이 넣어 설탕을 넣지 않고 천연 단맛을 내지만, 양파가 없다면 설탕이나 꿀을 넣으면 된다. 보통 30분 정도는 볶아야 부드러운 김치볶음이 된다. 계속 볶을 필요 없이 물을 적당량 넣어가며 약불에 익히기만 해도 되니 팔 아플 일은 없다. 감칠맛을 내기 위해 표고버섯 가루를 소량 넣기도 한다. 마지막에는 참기름을 조금 넣어 마무리하면 윤나고 향 좋은 김치볶음이 된다. 칼칼한 맛을 좋아하면 고춧가루 조금과 청양고추 1~2개 넣는 것을 추천한다.


3) 김치전

부침가루가 가장 좋고 없으면 밀가루를 쓴다. 부침가루에 썰은 김치와 집에 있는 다른 채소(파, 양파, 버섯 등)를 있으면 넣고 없으면 생략해도 된다. 반죽을 만들 때 농도는 물로 조절한다. 반죽 농도가 지나치게 묽지만 않으면, 뻑뻑한 것보다는 묽은 게 더 좋다. 김치에 양념이 많이 묻었다면 김치 국물을 따로 넣지 않아도 되고, 양념을 털어낸 김치라면 국물을 조금 넣어준다. 혹시 김치 자체가 너무 짜거나 시다면 김치 양념, 국물 모두 넣지 않고 설탕이나 고추장을 조금 넣어 색과 간을 맞추면 된다. 기름을 넉넉히 두른 프라이팬에 부쳐낸다.


4) 김치겉절이

배추를 썰고 적당히 잠길듯 말듯할 정도로 물을 붓고 굵은소금을 뿌려 30분~1시간 재운다. 이후 배추가 너무 짜지 않다면 굳이 씻어낼 필요 없이 물기만 털듯 살짝 짜낸 후에 집에 채소가 있다면 넣는다. 다진 마늘. 양파, 부추, 당근 정도를 추천하며 이중에 있는 것만 넣으면 된다. 가급적 마늘이나 양파 정도는 있으면 좋다. 소금, 새우젓이나 액젓(젓갈류는 둘 다 넣어도 되고, 없으면 둘 다 생략해도 되는데 둘 중 하나라도 있는 게 좋음), 소량의 매실액(없으면 오렌지주스나 과일즙 넣어도 됨 / 너무 많이 넣으면 달아서 조금만 넣기), 고춧가루를 넣어 살살 버무린다. 처음부터 소금 간을 많이 하면 짤 수도 있으니 버무린 후 간을 보고 싱거우면 소금을 더 넣는 게 좋다. 너무 짜다면 채소류를 더 넣어 간을 맞춘다. 처음에 살짝 짜게 만들어야 하루 이틀 지나고 먹어도 안 싱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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