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이 있다
그의 명언은 이런 뜻이라고
우리가 배운 그 뜻일 때라야
그의 말이 의미가 있는 것이겠지만
어린 시절 나는 똥파리 한 마리를
페트병에 잡아가둔 적이 있다
공기가 희박해져 죽어갈 무렵
똥파리는 구더기를 잔뜩 출산하고
죽어있었다
그날 이후 나에게는 내일 지구가 멸망하면
사과를 심는다는 말을 달리 읽는다
똥파리처럼 나 또한
내일 지구가 멸망하면
번식을 하고 있을 것이리라
어쩌면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구더기를 출산한 똥파리가 있어
번식을 한 내가 있어
한 인간과 똥파리가 지구에 살게 될지 모른다
고상한 무언가를 한 생물들은
모두 사라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