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family의 자작시
땅으로 나올 시기를 놓쳤던 녀석들일까
아침 출근길 한 계절 소임을 다하고
장렬하게 전사한 매미의 사체를 보며
나도 저렇게 죽어야겠다 생각했는데
매미소리 한창인 늦은 저녁 집에 오는 길
땅 위로 기어 나오는 매미 유충들
나무에 매달려 날개를 말리는 녀석들이 보였다
초록빛을 띠는 매미 유충들은
날개가 다 마르면 갈색을 띤다고
한 엄마가 아이에게 가르치고 있었다
지나는 행인이 무심코 밟거나
탈피를 하는 유충을 누군가 만진다면
긴 시간의 인고도 물거품이 된다는 생각에
맘대로 안 되는 나의 생이
매미의 생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매미 근처에서 괜히 한참 동안 망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