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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비틀어진 OO

by YT

말라비틀어진 OO

말라비틀어진 나무, 말라비틀어진 사과, 말라비틀어진 표현, 말라비틀어진 생각 – 이 표현은 오늘날 대상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로 사용되기보다, 감정 상태의 표현이나 은유로 보통 사용된다. 추측컨데 이 관용적 표현은 생선이나, 나무 같은 물건에서 최초 발생된 듯하다. 말라서 비틀어진다는 것은 시간의 흐름을 담고 있고, 어느 정도 부정의 의미를 내포하며,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습기를 조금이라도 머금은 유기체는 말라가면서, 그 구조와 형태가 붕괴되며 왜곡되고 비틀어지게 된다. 정말 볼품없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시간이 만들어 낸 효과다. 과도한 시간의 흐름은 유기체를 말려 버리고, 비틀어 버린다. 사람의 경우도 이와 같아서, 시간은 사람 안에서 수분을 증발시키고, 바라보는 대상에 대한 생각과 마음을 비틀어 버린다. 그래서 우리는 표현에 대해, 생각에 대해, 그리고 사람에 대해서도 이 관용구를 은유로 사용하는 것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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