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시관과 그 효과에 대해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눈을 뜨고 커피로 하루를 시작하고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오후 일과 중에도 커피를 마신다. 잠을 깨기 위해서, 집중하기 위해서, 피로하기 때문에 등등. 비단 직장에서 뿐만 아니라, 휴일에도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카페인을 섭취한다. 하지만 우리는 카페인을 주로 분위기로 먹거나, 먹으면 잠을 깨고 각성한다는 것만 알 뿐, 그 이상을 별로 알지 못한다. 오늘은 이 카페인에 대해서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카페인은 소위 말하는 ‘각성제’의 종류 중 하나이다. 쉽게 말하면 당신의 신체를 흥분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성적으로 흥분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다. 마치 격렬한 운동이 끝난 직후와 유사한 상태를 만들어준다는 의미이다. 심장이 뛰는 속도를 올려주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고, 집중력을 올려주며, 혈압도 높여준다. 혈류가 개선되면서 신체 조직에 영양 공급이 빨라지고, 이를 통해서 잠도 깨게 된다. 집중이 안될 때 커피를 마시면 집중력이 생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커피가 필요할 정도로 늘 피로한 우리들도 문제이긴 하지만.
그렇다면 카페인이 몸에서 효과를 일으키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되며, 지속시간에 대해 알아보자. 군대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전쟁 시 병사들에게 지급되는 아드레날린과 같은 각성제를 기억할 것이다. 부상 상태에서 통증을 잊게 해주고 그 자리를 탈출하게 해주는 약물인데, 그런 주사기 형태라면 꽂아서 혈관에 직접 주입함으로써 각성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그런 물품을 학생이나 직장인이 구할리는 만무하다. 우리가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카페인의 경우, 대략 1~2시간 후 정도면 그 효과를 인지할 수 있다.
지속시간의 경우에는, 물론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보통 섭취 후 4~6시간 정도 각성 효과가 지속된다. 물론 적정량을 먹었을 때의 이야기이다. 이 적정량이라는 것은, 항시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가끔 먹었을 때에 섭취하는 양이다. 괜히 커피가 '기호식품'이 아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직장인이 먹는 패턴을 고려해본다면? 아침에 한 잔, 점심 먹고 한 잔, 오후에 한 잔, 퇴근 후 한잔..... 사실상 카페인에 절여져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카페인을 이런 상태로 매일 먹게 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하게 될까?
각성제가 신체를 흥분상태로 만드는 방법은, 바로 교감 신경계를 자극해서이다. 그런데 신경이 계속해서 자극을 받으면, 신경계가 피로를 느끼게 된다. 격렬한 신체 활동을 하고 나면 휴식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긴장 상태가 휴식없이 계속 유지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다른 점이라면 숨이 차지 않다는 점일 뿐, 피로하다는 점은 똑같다. 신경계도 근육계와 신체라는 점에서는 똑같다. 계속해서 자극을 주게 되면, 신경계도 지치게 된다. 신경계도 휴식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카페인은 먹으면 먹을수록 내성이 생긴다. 많이 섭취하면 섭취할수록 더 많은 양을 먹어야 이전과 같은 카페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말이다. 커피를 한 잔만 먹던 사람이 점점 샷을 추가한다던가 두세잔을 연거푸 마신다던가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잔만 먹어도 충분히 카페인이 효과를 낼 수 있었는데 몸이 카페인에 내성이 생기면서 한 잔으로는 부족해지므로 각성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 섭취하는 카페인 양을 늘리는 것이다. 물론 필자는 운동을 해서 체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지만, 필자도 야근이 잦은 직장인이기 때문에 운동을 할 시간이 부족한 여러분의 심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물론 우리의 체력이 충분히 강하다면 카페인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집중하고 잠을 깰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활동량이 부족하기에 체력이 부족해지고, 체력이 부족하기에 잠을 깨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카페인을 섭취하게 된다. 물론 운동을 못해서 체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우리나라의 사회가 주는 과도한 업무량과 스트레스 상황도 문제이다. 도저히 맨정신으로 버티지를 못하게 하니까 말이다. 게다가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한다는 의사들의 말에도, 개인보다는 일과 직장을 우선시 하는 우리나라의 사회도 문제가 아닐까. 이 각박한 사회가 운동의 부재와 카페인 중독을 불러온다는 것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