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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런하우스 Aug 28. 2023

워라밸에 대한 고찰

알약 PO(Product Owner)의 고군분투기 (11)

우리도 워라밸을 좋아한다.  


우리도 안다. 워라밸은 중요하다. 

MZ세대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30대를 넘어 4050대 직장인도 워라밸은 중요하다.

이제 더 이상 회사에 모든 것을 다 바치면 인생이 평온해지는 시대가 아닌 것도 잘 안다.

지금 3040대 직장인 세대들은 워라밸을 이루기 위해 20대 Z 세대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한번 생각해 보라. 3040대는 완전히 끼인 세대이다. 20대들은 워라밸을 외치고 윗 세대는 회사를 외친다. 양쪽 모두 굉장히 강성으로 느껴진다. 

그 와중에 3040대 스스로도 잘 이해는 안 가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납득을 해가면서 양쪽 모두를 힘겹게 설득하며 살고 있다.



워라밸에 대한 흔한 착각 


그런데 의외로 워라밸을 외치는 분들 중에 착각하는 점이 있다. 

워라밸은 일을 쉬엄쉬업 대충대충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인생을 대충 살자'와 '워라밸'을 착각하고 있는 분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다는 것에 놀랐다.

워라밸을 지킨다는 의미는,

퇴근시간을 지켜야 한다고 해서, 업무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고 퇴근하라는 것이 아니다.


나는 워라밸에 대해 철저히 시간적인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다.

업무 시간 내에 효율성을 높여서 일을 하고 칼퇴근을 하며, 칼퇴근 이후에는 가능하면 가정과 본인의 라이프에 전념하는 것이 워라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워라밸이 어렵다고 말하는 의미에 대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물리적으로 구조적으로 업무 시간 내에 업무를 끝내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나의 퇴근 이후 개인시간을 할애해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 이게 내가 보기에 워라밸이 어려운 상황이다.


워라밸이 시간적인 개념이라는 것에 동의해 주시리라 믿고 조금 더 이야기를 이어 나가보겠다.


워라밸을 지키면서 회사에서 인정받기 쉽지 않은 이유  


내가 할 일에 대해 열심히 해서 회사에 인정도 받고, 캍퇴를 통해 개인 시간도 충분히 사용하면서 워라밸을 실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굉장히 힘들다.

개인적으로 이것이 힘든 가장 큰 이유에 대해 회사의 성과 평가와 인사시스템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 크다고 생각한다. (많은 반박들을 주시겠지만, 일단 나의 사견에 대해 들어보시라)

예를 한번 들어보자.

A팀은 시장 점유율도 높고 돈도 잘 버는 부서이다. BCG Matrix로 따지면 Star or CashCow 같은 부서이다.

B팀은 신규사업을 하는 입장이고, 아직 돈도 잘 못 버는 부서이다.


K사원은 A팀에 있다. 

사람들 모두 여유롭고, 거의 칼퇴를 한다. 그렇지만 항상 매출은 잘 나와서 연말에 평가도 좋다. 

P사원은 B팀에 있다.

새로운 사업을 하느라 다들 정신없고, 야근도 많다. 하지만 사업이 아직 성과를 내기 이르다 보니 연말에 평가도 박하다. 

사업부서가 아닌 지원부서쪽으로 확대해서 생각해 보면 더더욱 복잡해진다.



더 많은 직장인들에게 워라밸이 실현되려면 회사의 인사평가도 따라와 주어야 한다.


P사원이 K사원보다 열정이 넘치고 역량이 뛰어나고 업무량도 월등히 많다고 해도, 지금 우리 직장의 평가시스템과 인사시스템은 이런 점들을 아직 반영하지 못한다.  

P사원이 회사의 미래가 될 만큼 뛰어난 직원이라고 해도, 현재 구조에서 P사원은 열정을 다 쏟고 지쳐서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 이게 현실이다. 

구조적으로 어쩔 수 없다거나 개인 역량과 열정으로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P사원을 잘 평가하고 지켜줄 수 있는 인사평가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충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다시 워라밸과 대충대충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런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다.

'회사에서 그냥 아는 업무나, 시킨 업무만 하면서 편하게 다니면 안 되나요?'


대충 편안하게 사는 것은 당연히 좋은 방법이지만, 경제적인 보장이 없다면 사실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살기에 유리한 방법은 아니다. 회사는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당신에게 지급하는 연봉이 올라갈수록 그 연봉 수준에 맞는 일을 하도록 강요할 것이다. 또한 어차피 평생직장도 없고, 평생 직종과 평생 직업도 없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대충 편안하게 직장을 다닌 다는 것은 어찌 보면 그만큼 뒤처짐을 각오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사회생활 초반 3년 정도가 전문가로서 지식을 쌓고 흡수하고 성장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이 시기를 편한 부서에 있다가 실력이 늘지 않아서 이후에 새로운 부서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퇴사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오늘 이야기의 결론.

워라밸을 지키되 일할 때는 정말 프로답게 열심히 하자.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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