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하나님의 관점으로 조직을 바라보다.

사람을 세우는 하나님의 시선

by Bloomlink

나는 한동안 조직을 바라볼 때마다 숫자와 성과가 먼저 떠올랐다. 연말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실적 보고서가 회의실 스크린에 띄워졌다. 성과 지표, 달성률, 전년 대비 성장률 같은 단어들이 회의의 공기를 장악했다. 그 지표들은 분명 객관적이고 명확해 보였고, 조직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여겨졌다. 나 또한 오랫동안 그것을 당연한 질서로 받아들였다. 조직이란 곧 성과를 생산하는 기계이고, 사람은 그 안에서 움직이는 톱니바퀴일 뿐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그 믿음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결과를 내는 사람은 인정받았고, 목표를 초과 달성한 팀은 주목을 받았다. 외부 언론에 성과가 기사화되면, 모두가 마치 큰 승리를 거둔 듯 기뻐했다. 그러나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성과 발표 직후에는 환호가 있었지만, 회의실 밖으로 나와 서로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공허함이 스며들었다. 나는 그 공허함이 단순한 피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것이 구조 자체의 문제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어느 날, 겉으로는 화려한 성과를 내던 조직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장면을 보았다. 회계상 수치로는 성공이었지만, 사람들은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팀원들은 잦은 갈등과 불신으로 흩어졌고, 남은 것은 기록뿐이었다. 보고서는 완벽했지만, 그 보고서를 만든 사람들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그날 저녁, 함께 프로젝트를 했던 한 동료가 내 옆에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린 다 해냈는데, 왜 이렇게 허할까.” 그는 불평하지 않았고, 감정적으로 흥분하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에게 묻듯 내뱉은 말이었다. 그러나 그 고백이 내 가슴을 깊이 찔렀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성과 중심의 구조는 사람의 마음을 갉아먹고 있었다.

그와 반대로, 겉으로는 크지 않아도 사람을 세우는 조직들을 나는 보았다. 성과가 크게 눈에 띄지 않아도, 그 안에는 묘한 따뜻함이 있었다. 회의 때 의견 충돌이 생겨도 목소리를 높여 서로를 무너뜨리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을 들여 대화했고, 때로는 서로의 눈물을 보았다. 작은 성취에도 함께 감사하며 박수를 쳤다. 위기의 순간에도 “우리 함께 가자”라는 말이 조직을 지탱했다. 외부에서는 대단해 보이지 않았을지 몰라도, 그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중심이 성과가 아니라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기도 속에서 하나님께 물었다. “주님, 제가 보는 조직은 늘 성과와 지표 속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무엇을 보십니까?” 마음에 울려온 답은 분명했다. 하나님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을 먼저 보신다. 조직의 크기나 성과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사람들이 살아나고 세워지는가 하는 문제였다.

그 깨달음은 내 시선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조직은 단순히 결과를 만들어 내는 기계가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님이 세우신 사람들의 공동체였다. 성과는 잠시 남지만, 사람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반대로 사람이 세워지면 성과는 따라온다.

IMPACT LINK 360을 설계할 때도 이 질문은 늘 나를 괴롭혔다. 여섯 개 실행 영역—Insight, Mapping, Practice, Alignment, Communication, Transformation—은 기업의 ESG 언어로 설명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 설명일 뿐이었다. 본질은 달랐다. 이 구조는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람을 세우는 하나님의 관점을 담기 위한 틀이어야 했다.

한 번은 현장에서 만난 리더와의 대화가 지금도 기억난다. 그는 사람을 철저히 성과의 도구로만 보았다. “사람은 교체 가능하다. 성과가 안 나오면 다른 사람으로 바꿔야 한다.” 그의 말은 차갑게 들렸다. 팀원들은 그의 눈치를 보며 움직였다. 보고서의 숫자는 늘 높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이미 지쳐 있었다. 프로젝트가 끝난 후 그 조직은 금세 무너졌다. 아무도 그와 함께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리더는 정반대였다. 그는 구성원의 성장을 최우선으로 두었다. 성과가 지연되는 위험이 있어도, 사람을 먼저 세우려 했다. 그는 자주 이렇게 말했다. “성과는 결과일 뿐이야.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떤 사람으로 서 가는 가다.” 그의 조직은 시작은 더뎠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구성원들은 주인의식을 갖게 되었고, 오히려 더 단단한 성과를 남겼다.

나는 이 차이를 보며 다시 확신했다. 하나님이 보시는 조직은 성과 중심의 기계가 아니라, 사람을 세우는 공동체라는 것을. 숫자는 잠시 빛날 수 있지만, 사랑이 없는 구조는 결국 무너진다. 반대로 사랑이 담긴 공동체는 흔들려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나는 때로 기획자의 자리에서 흔들린다. 지표에 매달리고 싶을 때가 있다. 남들과 비교당하며 조급해질 때도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기도 속에서 들려오는 음성은 같다. “사람을 세워라. 성과는 나의 손에 있다.” 그 음성에 순종할 때, 조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

조직을 사랑의 눈으로 본다는 것은, 곧 그 안에서 하나님이 보시는 것을 함께 보는 일이다. 그때 비로소 구조는 숫자를 담는 그릇이 아니라, 사랑을 담는 공동체가 된다.

메타프레임워크의 핵심도 바로 여기에 있다. IMPACT LINK 360이 실행 도구라면, 메타프레임워크는 방향을 제시한다. 도구는 세부를 다루지만, 방향은 영을 담는다. 내가 붙들어야 할 것은 성과 중심의 지표가 아니라, 그 안에서 흐르는 사랑의 본질이다. 그 본질이 빠지면 모든 구조는 공허해진다.

나는 여전히 부족하다. 때로는 성과를 좇아 흔들리고, 때로는 관계보다 결과에 더 큰 가치를 두려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끊임없이 내 시선을 사람에게로, 사랑으로 이끄신다. 그래서 나는 다시 다짐한다. “주님, 제가 세우는 구조 안에 주님의 사랑이 흐르게 하소서. 숫자보다 사람을 먼저 보게 하소서. 성과보다 영혼을 먼저 붙잡게 하소서.”

지금까지 함께했던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성과 중심 구조 속에서 지쳐 떠난 동료, 사랑이 담긴 구조 속에서 다시 일어선 자원봉사자, 함께 울고 웃던 동역자들. 그 얼굴들이 내게 말한다. 사랑 없는 구조는 무너지고, 사랑이 담긴 구조는 열매 맺는다고.

조직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면,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도 달라진다. 더 이상 성과가 목적이 아니다. 하나님이 세우신 사람들을 어떻게 살리고, 어떻게 세워갈 것인가가 목적이 된다. 이것이 내가 붙들어야 할 관점이다. 내가 기획자로, 설계자로 서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