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사랑이 빠진 구조는 무너진다

하나님의 사랑 위에 세워지는 설계

by Bloomlink

사랑이 빠진 구조는 무너진다
부제: 하나님의 사랑 위에 세워지는 설계

나는 성과 중심으로만 달려가던 시절의 기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회의실 안 공기는 늘 차갑게 얼어붙어 있었고,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웃음을 찾기 어려웠다. 스크린에는 숫자와 그래프가 또렷이 비쳤지만, 그 화면을 바라보는 동료들의 눈빛은 이미 지쳐 있었다. 회의가 끝나면 모두가 의자에서 일어나면서도 서로의 시선을 피했다. 성과 보고서는 남았지만, 그 속에 담겨야 할 마음은 자꾸 무너져 내렸다.

나는 그때 성과가 전부라고 믿었다. 구조는 더 빠른 결과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깨달았다.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구조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아무리 번듯한 성과를 남겨도 그 과정에서 관계가 끊기고 마음이 무너졌다면, 그 성과는 종이 위의 기록일 뿐이었다.

어느 날 큰 프로젝트가 끝난 저녁, 한 동료가 내게 조용히 말했다. “남는 게 뭐지? 우리가 한 게 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 말이 내 마음을 후벼 팠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다. 내가 만든 구조 안에서 함께 뛰어온 그에게 차마 대답할 수 없었다.

그때부터 나는 구조와 성과의 본질을 다시 묻기 시작했다. 왜 구조가 필요한가? 무엇을 담기 위해 세워지는가? 효율만을 위한 구조는 결국 사람을 소모품처럼 다루게 된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이 담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구조는 도구이지만, 그 안에 담기는 본질은 사랑이어야 한다.

작은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였다. 성과로 자랑할 만한 기록은 없었지만 과정은 달랐다. 시작부터 함께 기도했고, 진행 내내 서로를 존중했다. 의견 충돌이 있었지만, 그것마저도 이해의 계기가 되었다. 회의 후에는 함께 식사를 나누며 서로의 삶을 묻고, 어려운 순간에는 기도하며 마음을 모았다. 예산이 부족해 모두가 당황하던 날, 한 동료가 자신의 사비를 꺼내며 말했다. “이건 제 것이 아니에요. 하나님이 주신 걸 나누는 거니까요.” 그 말에 현장은 따뜻한 울림으로 가득 찼다.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관계는 이어졌다. 몇 달 후 한 자원봉사자가 찾아와 말했다. “그때의 경험이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지금은 작은 공동체를 세워 다른 사람을 돕고 있어요.” 그 고백을 듣는 순간 눈물이 났다. 성과는 사라졌지만 사랑은 사람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구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담긴 사랑은 씨앗이 되어 자라나고 있었다.

나는 기획자의 자리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내가 세우는 구조는 반드시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그 안에 무엇을 담아야 하는가? 사랑이 없는 구조는 반드시 무너진다. 성과는 남아도 사람은 떠난다. 그러나 사랑이 담긴 구조는 더디더라도 오래가고, 결국 사람을 남긴다.

어느 밤, 지친 마음으로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주님, 제가 만든 구조가 사람을 살리기보다 지치게 했습니다. 어디서 잘못된 걸까요?” 그때 마음에 울려온 답은 단순했다. “사랑을 담아라. 내 사랑이 빠진 구조는 무너진다.” 그 음성이 나를 붙들었다.

IMPACT LINK 360을 설계할 때도 이 원칙을 지켰다. Insight, Mapping, Practice, Alignment, Communication, Transformation—모든 실행 영역은 실무에 필요하다. 그러나 그 안에 사랑이 빠지면 또다시 공허한 구조가 된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구조는 사람을 살리는가? 하나님의 사랑을 담고 있는가?”

메타프레임워크도 같다. 이름은 거창해 보여도 본질은 단순하다. 하나님의 사랑을 어떻게 구조 안에 담아낼 것인가. 내가 만든 체계가 아무리 정교해도, 그 안에 하나님의 사랑이 없다면 결국 무너진다. 그러나 사랑을 담으면, 구조는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이 일하시는 그릇이 된다.

나는 여전히 부족하다. 여전히 성과와 비교에 흔들리고, 사람들의 기대에 눌린다. 하지만 기도할 때마다 다시 다짐한다. “주님, 제가 세우는 구조 안에 주님의 사랑이 흐르게 하소서. 숫자보다 사람을 먼저 보게 하소서. 성과보다 영혼을 먼저 붙잡게 하소서.”

지금까지 함께한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성과 중심 구조 속에서 지쳐 떠난 동료, 사랑이 담긴 구조 속에서 다시 일어선 자원봉사자, 함께 울고 웃던 동역자들. 그들의 얼굴이 내게 가르쳐 준다. 사랑 없는 구조는 무너지고, 사랑이 담긴 구조는 열매 맺는다는 것을.

이제 나는 기획을 단순한 기술로 보지 않는다. 기획은 사랑을 담는 그릇이다. 구조는 언젠가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하나님의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사람을 살리고, 세대를 넘어 이어진다. 그것이 내가 붙들고 살아야 할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