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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달래 Jun 21. 2024

돌고래가 육지동물이었다고?(제주살이 8)

대정리의 돌고래의 귀가


제주의 아침은 뜨겁다.

뚱이는 길고양이들의 실루엣만 보아도 사냥꾼이 먹잇감을 발견한 것 마냥 쏜살같이 튀어나간다.

목줄을 해놓을 수밖에 없다. 여기까지 와서도 목줄을 해야 하니 미안하다

데크에서  빨래가 말라가고 브런치글과 블로그를 하는 이 시간이 편안하다.


'살면서 이런 시간이 있었던가?'

뚱이는 엄마의 인기척을 느끼며 산방산을 바라보고  햇살을 즐긴다.


"뚱이야 그러다 살 더 탄다."

아이가 웃는다.



숙소에 다른 친구들과도 만나기도 하는데 낯설 그런지 뚱이는 시큰둥하다.

오늘만큼은 내가 대장!! 나를 따라왓!



큰아이도 올라가고 비도 그치고

오후가 지루해져 간다. 

대정리 해안도로 어쩌다 운이 좋으면 돌고래를 볼 수 있다 해서 맘이 벌써 저만치  바다 있다.


"넘 일찍 왔나 해가 아직 동동이네"

7시 넘어야 해넘이를 볼 수 있는 건데 5시 넘어 나왔으니 이르다. 석양을 볼 수 있는 찻집에서 뚱이와 잠시 멈춤을 하며 그동안의 제주 일정을 돌아다보는 시간을 가진다.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네.. 잘 쉬었다.

지난 몇 해 동안 집문제로 맘고생하고  아이들에게도 정신적으로 안정을 주지 못함에 엄마로서 미안했다. 그래서 이번 여행도 쉼과 위로의 시간으로 정했다.



풀뜯는뚱
못난이 뚱





드디어 해가 수평선 가까이 내려앉고 있다.

한라봉모자 득템뚱이
 해 콕 !
석양에  붉게 타는 집


두 번 자맥질

돌고래닷!!


손이라도 흔들어주고 싶었는데 서너 마리가 떼를 지어 휘리릭 지나간다. 까만 공이 수면 위로 오르락내리락하며 전진한다. 눈 안 좋은 나 같은 사람은 놓치기 십상이다. 딸아이가 겨우 뒤꽁무니에서 잠시 포착. 거리가 멀어서 두 눈 크게 떠야 보여 휴....


"집으로 가는 걸까?"

"그러겠지 잠자러 가나?"

"바다가 온통 자기 집이네~"

딸아이는 카메라로 그들을 주시했다.


"너 그거 아니? 돌고래가 5천만 년 전엔 네발 달린 육지동물이었대."

"엥! 몰랐네. 어쩌다가 바다생물이 된 거지?"

"점차 수중생활로 접어들면서 뒷다리가 사라진 거라네!"


"그랬구나.. 바다가 좋았구나...."


딸아이 돌고래의 실루엣을 쫓으며 중얼거린다.

돌고래들이 일으키는 포말이 "서둘러 집에 가자!"로 들린다.


고래들은 서둘러 꼬리를 흔들며 잠수를 반복한다

윤슬에 까만 점만 뽈록거린다.

바다는 너의 집 ~

돌고래 가족이 안전하게 바다에서 누리고 살면 좋겠다.



바람이 차다.

해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 시간은 불과 몇 분이지만 해를 묶어서 잠깐 매달아 놓고 싶을 정도로 바다를 온통 붉게 물들임에 눈을 못 뗀다.

시간이 멈추면 좋겠다.

붉은 바다 노을이 가슴을 벅차게 한다.


딸아이에게

"나무야(애칭), 엄마가 그동안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

"갑자기!? ㅎ 내가 더 고맙죵 . 엄마 그동안 애 많이 썼지. 우리들 키우느라고."

말을 많이 아끼는 막내딸은 말보다 행동으로 엄마를 위한다.

큰 아이는 하나에서 열까지 심하게 챙긴다.

이제는 두 딸아이가 옆에서 보호자가 된듯하다. 나이가 먹어가니 자연의 순리대로 다시 어린아이가 되어간다.


"그동안 잘 살아왔으니 이제는 좀 쉬쇼"

딸아이는 뚱이를 받아 안으며 진심 어린 위로를 보낸다.

가슴이 멍해진다.


'어느새 다 컸네~'

대정리 돌고래들의 귀가와 함께 우리도 해안길을 따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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