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 않다'가 '크다'보다 컸다

여섯 살 이예지 양

by 이승환

"엄마 나이는 알겠는데 아빠는 몇 살이야?"


집에서 여섯 살 아이에게 호구조사를 받는 주말은 상상한 적이 없어 당황했다. 갑자기 질문하는 이유를 물으면 앞으로 질문하지 않을 이유가 생길까 봐 바로 나이를 공개했다. 고개를 잠깐 갸웃거리던 너는 얼추 셈이 끝났는지 자신 있는 표정으로 한 발짝 더 다가왔다.


"어? 엄마보다 적네."


숫자를 비교하기 전까지 네가 알아챌 수 없었다는 게 엄마 장점이자 아빠 단점이다. 그것과 별개로 확인한 숫자 차이가 서열을 세우는 근거가 돼서는 곤란하겠다. 네 관찰과 판단, 심리적 기울기와 별개로 법적 보호자이자 가장은 아빠로 돼 있단다.


"그래도 아빠가 키도 크고 힘도 세잖아. 나이가 적다고 마음이 작은 것도 아니고."


마음이 작지 않다는 대목에서 이상하게 위로가 됐다. 그 격려가 아빠를 위해 고른 말인지 너를 종종 격려하는 엄마를 흉내 낸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 격려를 받아야 할 이유는 앞으로도 모르겠지만 마음은 더 키우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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