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 공식은 설계부터

일곱 살 이예지 양

by 이승환

모처럼 일찍 일어난 네가 아침 인사를 하며 다가왔다. 너를 무릎에 앉히고 주먹을 앞으로 내밀어 위·아래로 흔들었다. 말 한마디 보태지 않았는데 의도를 알아챈 너도 주먹을 내밀며 위·아래로 흔들었다


"가위·바위·보!"


앞으로도 가르쳐주지 않을 텐데 너는 대체로 '보'부터 낸다. 그다음에는 바위·가위·보 순이다. 가위를 내서 무난하게 첫 승을 챙겼고 볼을 내밀어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뽀뽀를 마친 너에게 다시 주먹을 내밀었고 너와 동시에 위·아래로 흔들었다.


"가위·바위·보!"


예정된 순서에 맞춰 연속으로 3승을 쌓았다. 이길 때마다 볼을 내밀었고 점점 성의 없어지는 뽀뽀를 마친 너는 더 다급하게 주먹을 내밀었다.


"가위·바위·보!"


네가 바위를 낼 차례에 맞춰 가위를 냈다. 그토록 바라던 1승을 차지한 너는 자신 있게 볼을 내밀었다. 계속 이기지 못해 아쉽고 분하다는 탄식과 표정을 과장해서 네 볼에 뽀뽀를 했다. 그제야 환해지는 네 표정을 보고 아주 조금 미안했다. 가위·바위·보 결과야 어떻든 무조건 아빠가 이기게끔 설계된 게임이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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