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되고 싶다면

일곱 살 이예지 양

by 이승환

차려놓은 아침을 먹지 않고 괜히 버티더구나. 말썽을 별로 부리지 않는 아이와 사는 보호자는 이런 상황에 얼른 대처하기가 곤란하다. 아빠 어렸을 때 같은 상황에서 할머니는 어떻게 했을까. 몇 가지 대응이 떠올랐지만 너에게 마땅히 적용할 방법은 아니었다.


"아이와 언니 차이 알아?"


대답 대신 눈을 맞추길래 성공적인 대화 진행을 예감했다. 눈을 맞추지 않고 대답만 했다면 아마 작전을 바꿨을 것이다.


"언니가 되고 어른이 되는 것은 몸이 커지거나 나이가 많아지는 것과 아무 상관없어. 얼마나 많은 일을 혼자 할 수 있느냐 차이지.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을수록 언니, 누가 도와주는 게 많을수록 아기."


'아기' 대목에서 살짝 움찔하는 것 봤다. 슬며시 숟가락을 들더니 밥을 한 술 뜨더구나. 네가 사는 세상이 이렇게 합리적이다. 아빠 어렸을 때 너처럼 굴면 할머니는 일단 한 대 때리고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밥상을 치우며 이렇게 말했지.


"너 굶어 죽을 때까지 내가 밥 주나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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