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이예지 양
참새는 이제 지나칠 방앗간도 없지만 엄마 주변에는 빵집이 많다. 그래서 엄마는 그냥 지나치지 않는가 보다. 멀리서 빵을 한 봉투 들고 등장하는 엄마를 향해 '빵순영'이라고 불렀다. 입에 착 감기는 호칭이 흥미로웠는지 아빠에게 성큼 다가오더구나.
"엄마가 왜 빵순영이야?"
"빵을 좋아하니까 빵순영이지."
한참 깔깔거리며 입속에서 빵순영을 굴리던 네가 잠시 멈칫하더니 아빠를 빤히 쳐다봤다. 눈가에 머금은 웃음기부터 뭔가 말하려는 순간까지 어쩐지 서늘했다. 말을 막을 수는 없었지만 속으로 거듭 외쳤다. 예지야, 하지 마. 그거 아니야. 하지 마, 하지 말라고!
"아빠는 술승환?"
이번에는 엄마가 목을 뒤로 한껏 젖히며 깔깔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