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이예지 양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던 네가 꼭대기 별 장식만 남겨두고 아빠를 찾았다.
"아빠, 안아 주세요."
무릎을 꿇으며 그냥 포옹해 줬다. 잠시 상황 파악을 못한 너는 곧 자지러지게 웃다가 가까스로 주문을 수정했다. 별 장식을 내밀면서 이어진 요청은 조금 더 정밀해졌다.
"들어서 올려 주세요."
제대로 알아들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트리를 등지게 번쩍 안아 올렸다. 들어 올린 게 분명한데 아직 장식을 달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 너는 다시 꺽꺽 웃으면서 좀처럼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어떻게 해야 이 한심한 아빠가 맡은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등진 트리를 힐끔 쳐다본 너는 다시 주문했다.
"아빠, 돌려주세요."
고개를 더 크게 끄덕인 아빠는 너를 안은 채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이제 별 장식을 포기한 듯한 너는 깔깔거리며 원심력에 몸을 맡겼다. 웃음이 잦아들 때쯤 트리 꼭대기와 네 어깨를 맞춘 높이에 등지지 않도록 멈춰 섰다. 처음 부탁할 때부터 뻔했던 목적을 조금 더 안고 싶어 모른 척했단다. 별 장식을 마무리한 너는 총총걸음으로 엄마에게 자랑하러 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