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이예지 양
블록, 자동차, 곰인형, 동화책, 스펀지공…. 거실 바닥에 널브러진 물건 대부분은 아빠 것도 엄마 것도 아니다. 너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새 장난감을 질질 끌고 나오는구나. 화가 솟더라도 대화는 다정하게 시작해야 한다는 게 엄마 지침이며 새로 형성 중인 가풍(家風)이다.
"집이 엉망인데 어떻게 해야 지금보다 깨끗해질 수 있을까?"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새 장난감을 꺼내고 싶으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은 정리해서 깨끗하게 치우고 새 장난감을 꺼내면 돼."
너무 반듯한 답에 아주 잠깐 숨이 멎었다. 그런 뻔한 질문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네 표정이 당당하고 평화로웠다. 너는 태연하게 새로 꺼낸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장난감 위에 늘어놓았다. 팔을 휘젓고 발을 동동거리면서 깔깔거리는 모습에 처음부터 뭐가 문제였는지 잊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