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모성은 아닌지
원래 고등학교가 다 그럴까?
벌써부터 겨울방학 특강을 짠다고 난리다.
이 학교가 좀 심하긴 하다.
2학년 1학기에 수1, 수2와 함께 물화생지 1을 모두 마치고 2학기때에는 투과목(2과목)을 끝내버린다.
그래서 일반 학원에서는 그 짧은 방학 내 모두 소화할 수 없다는 논리로 미리 팀을 짜는데 여념이 없다.
난 잘 모르니까 뭐... 그런가 보다 했다.
그 영향으로 많은 학부모들을 알게 되었다.
먼저 팀을 구성할 수 있는 돼지엄마가 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팀수업을 같이 하자는 제안들도 무엇이 좋고 버려야 할지조차 잘 몰랐다.
그러나 이러한 무지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줄이야...
그 짧은 시간 동안 참 많은 인성들을 겪었다.
무조건 비밀이라며 말을 전하는 사람, 한 다리만 건너면 쉽게 알 수 있는데도 거짓말하는 사람, 선생님한테 내 아이를 어필하려고 애쓰지만 그 노력은 절대 들키고 싶지 않아 아닌 척하는 사람, 내 아이 위주로 팀을 짜고 싶어 팀비 보태줄 호구(?)를 선별하여 제안하는 사람, 이보다 더 심한 사람 등등...
한 번은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부당한 부분을 굳이 짚지 않고 넘어갔더니 점점 정도가 심해져서 나중에는 내 얼굴 어찌 보려 저럴까 싶을 정도로 선을 넘는 인물들도 있다.
엄마라는 타이틀로 이렇게 될 수도 있구나 싶어 오히려 많이 배우는 중이다.
처음에는 속상했지만 점차 연구대상으로 보게 되어 한층 마음이 편해졌다.
얼마 전 <모성>이라는 책으로 독서토론을 한 적이 있다.
왜곡된 모성이 얼마나 내 아이를 힘겹게 하는지 올바른 모성이 뭘까 서로 나눴는데 그 순간을 떠오르게 만든다.
우리가 '내 아이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여러 사람들과 행하는 의사소통은 과연 건강할까...
아이는 부모를 그대로 배운다.
아이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저지르는 무례함이나 그릇된 언행은 결국 어떠한 방식으로든 그 화살이 되돌아와 가장 귀한 내 아이가 아파할 수 있다.
혹은 그걸 보고 자란 아이로부터 내가 상처받을 수 있다.
세상에는 수만 가지 형태의 모성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과정은 분명 선(善) 해야 한다.
교육에도 상도(常道)가 있다.
내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려는 엄마들의 욕심이 클수록 더욱 이것이 전제되어야 괴물로 크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나를 고스란히 배울 거라는 마음으로 나부터 중심을 잡고 올바른 것을 분별할 수 있는 혜안을 갖길 스스로 다짐해 본다.
m.Cla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