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중학교 영어 공부의 목적과 목표를 먼저 정해야 나머지 것에 대한 생각이 구체화 될 것 같다. 중학교 영어 공부의 목적은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하게 될 영어 공부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어야 한다.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인문계로 진학을 생각하는 사람은 비록 학년은 중학교에 있지만 미리 고등학교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일을 부지런히 해야 한다. 학교에서 듣는 주당 3~4시간 수업만 가지고 영어 공부를 충분히 한다고 믿어서는 절대 안 된다.
영어는 마치 체육과목과 비슷하다.학교에서 농구 골 넣는 방법을 배웠다면 우리는 혼자서 수백 번 골 넣은 연습을 하고서야 농구 경기에서 골을 넣을 수 있게 되는 것과 같다.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는 아주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사항으로 엮인 교육과정이다. 그렇다고 수업 시간에 충실히 들었다고 저절로 영어를 잘 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영어 공부 루틴 만들기
중학교 영어 공부의 목표는 매일 영어 공부하는 루틴을 만들기이어야 한다. 중학교 시절에는 매일 영어를 접하고 연습하는 것을 습관화 시켜야 한다. 비록 매일의 양이 아주 작더라도 매일 연습을 하는 행동이 몸에 베이도록 해야 한다. 너무 욕심을 내어서 매일 루틴의 양을 너무 무리하게 잡을 경우 오히려 오래 가지 못 할 가능성이 높다. 영어 공부는 양보다는 조금이라도 매일 하는 루틴 형성 그 자체가 중요하다. 약속을 스스로에게 하고 최대한 루틴을 깨지 않으려고 애써야 한다.
그럼 무엇을 어떻게 매일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 크게는 문법공부, 듣기/읽기/말하기/쓰기/단어 통합공부 두 파트로 나눌 수 있다.
1) 문법 반복하기
문법은 앞의 글에서 말 한 대로 같은 문법책을 적어도 세 바퀴 반복해서 공부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매일 하든 요일을 정해서 하든 그것은 융통성 있게 해도 될 듯 하다. 하지만 나의 경험 상 문법책은 같은 책을 여러 번 보는 것이 다른 책을 한 번 보는 것 보다 훨씬 잇점이 있다. 그렇게 같은 문법 책을 반복해서 본 후 최종적으로 그 책의 목차를 보고도 그 내용이 머릿 속에 떠오르는 상태가 되었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제 영문법 체계가 머리에 잡혀 있다고 확신이 들면 그 다음에는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의 문법 문제지를 하나 선택해서 두 바퀴 정도 풀어 보길 추천한다. 그러면 자신이 부족한 문법이 어느 부분인지 알게 된다. 그러면 늘 보던 문법책에 해당하는 섹션을 찾아서 다시 부족한 부문을 공부해야 한다.
<<한국식 영문법을 대체할 말랑말랑한 영문법서 추천>>
한국식 영문법서는 지나치게 문법 용어로 가득차 있다. 원어민들도 알 수 없어하는 ~적 용법들로 문장을 해부한다. 그런데 그것이 문장을 하나라도 만드는데 도움이 되질 못 한다. 오히려 말 문을 막을 뿐이다. 혹여나 문법적 오류를 범할까 조바심을 갖게 한다.
문법은 우리의 자유를 제한하려고 있는 법조항이 아니다. 그건 우리의 메세지를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한 약속이다.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전하기에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취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보는 영문법서는 그저 암기해야 할 규칙들의 나열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나를 힘들게 했던 성문영어나 맨투맨 영어 문법서를 대신할 말랑말랑한 영문법서, 수많은 규칙을 암기가 아닌 이치에 맞도록(to make sense) 풀어논 그런 영어 문법서을 만들고 싶었다.
'효율적인 의사소통'이라는 언어의 궁극적인 목적과 맞닿을 수 있도록 영어 문법을 설명했다. 책을 읽어내려가며 절로 '아~ 그래서 그런 문법 규칙이 있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문법 뒤에 있는 원리를 설명하려고심을 했다.
한국식 영문법으로는 도저히 진짜 영어를 이해할 수 없다. 미국 유학으로 체득한 원어민들의 진짜 영문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무엇보다 그림으로 그 원리를 설명하여 초보자들도 이해할 수있는 그런 문법서를 제작하고 싶었다.
우리나라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어휘들만 가지고 절대 고등학교에서 치게 될 모의고사 외국어 영역에 고득점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사이에는 큰 갭이 존재한다. 특히 어휘영역이 그러하다. 고1에 올라가서 첫 모의고사에 100점 만점에 28점이라는 점수를 받은 그 당시 나의 영어 학습의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어휘력 부족이었다.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어휘 공부는 정말 부지런히 매일 해두어야 한다.
- 시중에 파는 단어 모음책으로 공부하지 말기
시중에 파는 단어장이나 단어 모음 책으로 단어공부를 하지 않기를 추천한다. 집에서 만든 수제 햄버거가 공장에서 만들어진 햄버거보다 더 맛있다. 자주 먹어도 쉽게 질리지 않는다. 집에서 직접 만든 햄버거는 신선하고 원재료 맛이 살아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관계를 맺은 음식이라 더 애착이 가고 먹으면서 맛을 더 음미하게 된다. 하지만 공장에서 파는 햄버거는 그렇지 못하다. 쉽게 질리게 된다. 시중에 파는 단어 모음 책은 공장에서 만들어진 햄버거와 같다. 시중에 판매되는 단어장은 그저 낱개의 예문의 나열이라 장기기억으로 머물기가 힘들다. 시중에 판매되는 단어장들은 대부분 영영 풀이나 영어 예문이 풍부하지 않다. 그 단어는 죽은 생선과 같다. 문장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전혀 안 된다. 시중에 파는 단어장을 달달 외우는 일은 죽은 물고기를 꽁꽁 싸 메어 냉동실에 쳐 밖아 두는 것과 같다. 문맥도 없이 그렇게 딸랑 영어와 한글 뜻만 매칭하는 암기로는 제대로 된 영어 단어 공부라 할 수 없다.
- 이야기나 독해 지문에서 단어를 가져다가 외우기
단어는 살아 있는 채로 어항에 넣어서 보관하는 물고기처럼 대해야 한다. 강에서 잡아서 살아 있는 채로 어항에 넣는 물고기는 언제라도 살아 움직인다. 이야기나 글에서 잡아 영영 풀이와 영어 예문 째로 자신의 단어장에 넣은 영어 단어는 언제라도 내 머릿 속에서 쉽게 활성화가 된다. 즉흥적인 말하기나 쓰기를 할 때 이렇게 활성 단어가 많은 사람은 그 표현이 생생하고 신선하다. 그래서 단어 공부는 매일 자신이 읽거나 들었던 영어 글이나 이야기에서 건져 와야 한다. 내가 읽은 글에서 만난 새로운 단어를 내가 직접 영영사전을 찾아서 나의 단어장에 영영풀이와 예문을 정리하면 정갈한 집밥을 먹는 것 처럼 영어학습에 든든한 바탕이 되고 이야기에서 얻은 단어라 장기기억에 머무를 수 있다.
- 세상에서 유일한 자신만의 단어장 만들기
귀찮지만 자신의 단어장을 마련해서 영영사전(롱맨 온라인 영영 사전을 추천한다)에 검색해서 정리하는 게 좋다. 온라인 사전의 복사 붙이기 기능도 좋지만 마음에 드는 스프링 줄 노트에 내가 직접 손으로 옮겨 쓰기를 추천한다. 거북이처럼 공부하는 것이 절대 미련스러운 일이 아님을 기억해야한다. 이날 이때까지 나는 한 번도 시중의 단어 모음책을 사본 적이 없다. 수제 햄버거를 정성스레 만들어 한 끼 식사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단어를 나의 단어장에 직접 손으로 써서 영어 단어를 챙겼다.
예를 들어 ‘wear’이라는 단어를 모른다고 해보자. 롱맨 온라인 영영 사전을 찾으면 다음과 같이 뜻이 소개 되어 있다.
1 ON YOUR BODY [transitive] to have something such as clothes, shoes, or jewelry on your body
(예문) Susan was wearing a black silk dress. (수잔은 검은 실크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2 HAIR [transitive] to have your hair or beard in a particular style or shape
(예문) She wore her hair loose. (그녀는 머리를 묶지 않고 풀어 둔 채 있었다.)
3. DAMAGE [intransitive, transitive] to become thinner or weaker after continuous use, or to make something do this
(예문) The cushions are starting to wear a little. (그 쿠션이 약간 닳기 시작한다.)
You’ve worn a hole in your sock. (양말에 구멍이 났다.)
4. EXPRESSION [transitive] to have a particular expression on your face
wear a smile/frown/grin etc
(예문) His face wore a welcoming smile. (그의 얼굴은 환영의 미소를 띄고 있었다.)
우리가 ‘입다’로만 알고 있던 이 단어를 영영사전을 검색하며 그 단어가 가지는 다양한 쓰임을 그 예문과 함께 익힐 수 있다. 우리말로 된 문장을 영어로 번역 할 때 그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
‘양말에 구멍이 났다.’를 영어로 어떻게 할까? 우리는 대부분 ‘Your sock has a hole.’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왠지 하고도 뭔가 너무 심플하고 자연스러운 표현이 아닌 느낌이 난다. 영영 사전을 찾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우리가 상상도 못 했던 그 표현 ‘ You’ve worn a hole in your sock.‘을 술술 말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통째로 말 못 한다 하더라도 아마도 ’wear‘라는 단어를 어렴풋이 기억한 후 영영 사전을 뒤져서 원어민이 쓰는 문장을 알아 낼 것이다. 이렇게 어렴풋이 본 기억이 있는 사람과 아예 없는 사람은 영어 글쓰기를 할 때 엄청난 차이가 드러난다.
비록 한 단어 한 단어를 어항에 있는 물고기처럼 다루려면 시간과 에너지가 든다. 하지만 죽은 고기를 냉동실에 쳐 박아 두는 일을 계속하는 것 보다 살아있는 물고기를 어항에 키우는 것이 훨씬 가치가 있고 재미도 있을 것이다.
- 단어공부는빡지쓰기말고입으로읽으며하기
그리고 단어 공부는 손으로 빡지를 쓰면서 외우는 것 보다는 입으로 반복해서 읽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입으로 읽으면 소리가 귀에 익어지고 듣기에도 도움이 된다. 가능하면 예문도 문장 통째 눈에 귀에 입에 익을 수 있도록 소리 내어 읽는 게 좋다.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단어 공부를 한꺼번에 ❚
영어는 네 가지 기능을 서로 분리해서 익히는 것 보다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는 것이 좋다. 듣기공부 따로 말하기 따로 읽기 따로 쓰기 따로 이렇게 하는 것은 효율성도 없을 뿐 더러 그런 언어활동이 있을 수 없다. 우리는 늘 듣고 말하고 읽고 말하고 읽고 쓰고 듣고 쓰고 하는 것처럼 위의 네 가지 기능은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통합적인 방식으로 성장해간다.
현재 중학생인 우리 아들에게 이런 방법을 적용해서 가르치고 있다. 아이 수준에 맞고 QR코드로 듣기 음원을 들을 수 있는 영어 독해문제집을 선정했다. 하루에 한 이야기를 하게 스케줄을 잡았다. 그리고 아래의 순서대로 공부를 시킨다.
Step 1. 독해를 먼저 하지 않고 음원을 먼저 듣는다.
들으면서 주제나 단락별 핵심 내용을 정리한 문제를 먼저 푼다. 대부분 영어 독해 문제들은 맨 첫 문제가 주제를 묻는 문제이고 마지막 문제는 전체 내용을 요약하는 문제이다. 주제 문제와 요약 문제를 음원을 들어서 풀게 한다.
Step 2. 글을 눈으로 읽는다.
눈으로 읽고 나머지 독해 내용 문제를 푼다. 채점을 한 후 틀린 문제는 다시 풀어 보게 한다.
Step 3. 글의 내용에 대한 주관식 문제를 푼다.
글 내용에 대해 영어로 된 문제를 완성된 영어 문장으로 답을 쓰게 한다.
Step 4. 글의 내용을 스프링 줄 노트에 도식화하여 영어로 간략 메모로 요약한다.
이 부분은 독해 실력 향상에 아주 결정적이다. Topic과 결론 사이에 글의 논리 및 전개 구조를 파악하는 데에 이 만한 방법이 없다.
고등학교 내신 영어와 수능영어에서는 이 능력이 아주 결정적인 부분이다. 아울러 이와 관련하여 아래 도서와 같이 단락의 논리 전개를 쉽게 설명하고 많은 예제를 다룬 학습서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능하면 새로이 알게 된 영어 단어를 요약하는 동안 사용하려고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단어를 한 번 듣는 것, 한 번 읽는 것, 한 번 사용해보는 것 중 기억에 남을 가능성이 제일 높은 것은 당연히 한 번 사용해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들의 요약이 끝나면 나는 그 내용을 읽지 않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추가 질문을 영어로 하고 아들은 나의 질문에 영어로 답을 한다. 음성 녹음을 해서 파일로 계속 누적해두는 것도 좋다.
Step 6. 음원을 다시 듣고 Shadowing을 하게 한다.
사실, 미국에서 5년간 살다 온 아들은 이걸 정말 하기 싫어한다. 그래서 거의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에서만 지내온 아이들이라고 하면 Shadowing해볼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수준에 따라 바로 Shadowing을 해도 되지만, 하기 전에 본문 글을 큰 소리로 여러차례 읽어서 내용 파악이 되고 발음도 익숙해지도록 한 후 Shadowing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자신감도 늘고 말하기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발음과 억양이 저절로 눈에 띄게 좋아진다.
Step 7. 읽는 글에서 몰랐던 단어를 영영사전을 찾아 영영 풀이와 예문을 노트에 정리한다.
중2인 우리 아들에게 이것까지 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열의에 찬 아이들은 분명히 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총 7개 단계를 밟는 동안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의 핵심 능력과 살아있는 어휘력이 저절로 길러진다. 이야기로 엮인 일련의 하위 활동들은 장기기억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아주 높다.
매일 영어 글 듣고, 읽고 문제 풀기
읽은 내용의 핵심 사항을 영어로 도식화하여 정리하기
영어로 요약해서 말하여 음성 파일로 정리하기
새로운 어휘를 영영사전을 활용하여 정리하기
위의 활동을 자신의 영어 루틴으로 습관화하며 진정한 영어 스킬을 꾸준히 쌓는다면 고등학교와 대학교 그리고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영어 시험도 두렵지 않으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