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라고 해서 갑자기 사람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얼굴로 어제와 비슷한 생각을 하며 떡국을 먹고, 새해 인사를 건넨다.
그래도 이상하게 설이라는 말 앞에서는 조금은 기대를 하게 된다.
올해는 조금 덜 아프기를
올해는 조금 덜 흔들리기를
올해는 아주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거창한 계획은 세우지 않아도 마음 한국석에 작은 소망 하나쯤은 품게 된다.
아마 어쩌면 설날은 조금 더 괜찮아질 가능성을 남겨두라는 신호일지도 모르겠다.
지난해를 정리하지 못했어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남아있어도 괜찮다.
벌써 2026년의 1월과 2월의 반을 지나왔다.
아직 잘 모르겠어도, 준비가 되지 않았어도, 그래도 올해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말해보는 것 정도의 희망이면 충분하다.
올해가 기적처럼 변하지 않아도 좋다.
다만 지금의 나를 조금 덜 미워하는 한 해가 되기를.
조금 더 나를 아껴주는 날이 늘어나기를.
조금 더 웃는 순간이 많아지기를.
완벽하지 않고 여전히 불안해도 올해를 한 번 더 살아보겠다고 말하는 사람으로 여기에 서 있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시작이 되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