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당연하지. 만약에 6분 안에 11개 다 먹으면, 15분에 22개도 가능할 것 같으니까 챌린지 또 도전할 거야.
직원에게 챌린지 참가 의사를 밝혔고, 이내 준비된 버거들.
일반 햄버거보다는 작은 미니 사이즈이지만, 그래도 패티가 2장 들어간 더블더블슬라이더버거 11개를 15분 안에 먹기란 쉬워 보이지 않았다.
직원이 스톱워치를 건네줌과 동시에 도전 시작!
남편은 무서운 기세로 햄버거를 흡입하기 시작했다.
첫 5분 동안 그는.............
..................9개를 이미 목구멍 뒤로 넘긴 상태였다.
나는 눈앞에서 펼쳐지는 이 짐승 같은(?) 장면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실로 남편이 턱 아래로 치즈 소스를 질질 흘려가며 먹기도 해서, 맹수가 사슴이나 가젤 같은 피식자의 피를 뚝뚝 흘려가며 식사를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아잌 징그렁.) 약간 초현실로 넘어온 느낌이 나기도 했다.
그러다 스톱워치 시간을 확인한 남편은 급격하게 먹는 속도가 느려졌다.
약 2 burgers per min. 의 속도였던 그는 0.4 burger per min.으로 턱의 움직임이 둔해졌고 결국 9분 30초의 최종 기록으로 11개 버거와의 사투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다 먹고 직원분께 알리고 흘린거 닦고 하느라 스톱워치 사진을 조금 늦게 찍었다.
극도의 N 성향을 가진 나는 남편이 혹시 급체를 해서 응급실에 실려가게 되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양가 부모님껜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지
(남편이 햄버거 11개를 먹다가 기절했어요...? 남편이 먹방을 찍다가 실려갔어요....?),
실려가게 되면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인 순천향대병원으로 가게 되는 것인지를 시뮬레이션하며 긴장되는 9분 30초를 보냈고 (N이 걱정하는 것이 대부분 그렇듯)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남편은 낮 12시에 그렇게 햄버거를 정복하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다.
왜냐면 오늘의 칼로리를 차고 넘치게 섭취한 그는 헬스인이니까.
직원분과의 인증샷. 남편의 바지에 묻은 치즈 소스에 퓨마가 달려가고 있다. 너도.... 먹고싶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