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에 머물며 과거의 따뜻한 기억을 음미하는 사람과, 지난 어려움을 딛고 오로지 미래를 바라보며 사는 사람은 서로 다른 시선과 리듬을 가진다. 한 사람은 지난 추억 속에서 그 순간의 감정을 품는 데 익숙하다. 반면, 다른 사람은 과거의 그림자를 지우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강해, 늘 미래의 계획과 성취를 주요하게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대화의 방향과 호흡은 엇갈린다. 한쪽은 오래된 기억 속을 헤매는 반면, 다른 한쪽은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어긋난 대화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대화의 틈을 메우는 건, 결국 서로가 다른 시간 속을 살고 있음을 인정하는 일이다. 과거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상대의 미래 지향적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그의 꿈을 이해하려 노력할 수 있다. 반대로, 미래를 향해 사는 사람은 상대가 꺼내는 옛 이야기 속에 담긴 깊은 여운을 느끼며, 그 시간의 의미에 공감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대화의 흐름이 기울기 시작할 때, 관계라는 중심축도 한쪽으로 기울어질 수 있다. 서로의 계절이 잔잔히 이어지려면 상대가 머무는 시간을 품어주는 여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