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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저 빛 Jul 12. 2023

인생 회고록_01

호기심 많은 아이

나는 시골에서 나고 자랐다. 


유년기 시절을 떠올리면 파란 하늘과 초록 나무, 잘 익은 벼가 넓게 펼쳐져 있는 집 주변에서 항상 개구리, 

잠자리, 다슬기 같은 것들을 잡으며 놀았다. 


호기심이 워낙 많았기에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에게 질문을 많이 하며 예쁨을 받았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않았다. 하교 후에는 WHY?, 내일은 실험왕, 00에서 살아남기와 같은 과학 베이스 책들을 즐겨봤다. 인체의 신비부터 우주의 신비로움까지 "어떻게 이런 것들을 알아낼 수 있었을까?" 라며 느낀 경이로움은 자연스럽게 과학자라는 꿈을 심어주었다. 그중에서도 '우주'가 가장 멋있어 보였기에 우주비행사라는 꿈을 가졌다. 물론 그에 마땅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에 우주에 대한 꿈은 서서히 지워져 갔다.


그 외에도 전래동화 만화책에 나오는 그림을 따라 그리며 화가를 꿈꾸기도 하고, 다양한 운동(축구, 배드민턴)을 배우며 운동선수라는 꿈을 가져보기도 한다. 내가 경험했던 모든 것에서 어느 정도의 소질을 보였다. 분명 한 가지 우물을 제대로 팠으면 지금 꽤 이름을 알리는 사람이 될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장 그대로 '어느 정도의' 소질이기 때문에 부모님이 전폭적인 지원을 하기에는 애매했고 접하는 모든 것이 재미있던 나도 적당히 배워두고 다른 것을 배우는 것에 만족했다. 


지금에서야 깨달은 거지만 나는 항상 기본기보다 지름길을 선호했다. 


피아노를 배울 때는 빠르게 히사이시 조 - summer를 치고 싶어서 다른 사람이 치는 것을 보고 외워서 쳤다. 그래서 악보를 보지 못한다.


축구를 배울 때는 멋지게 하고 싶어서 마르세유 턴을 연습했다. 그래서 지금도 리프팅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공부를 함에 있어서도 빠르게 답이 나오는 암기 과목 외에 적합한 공식에 맞춰 논리대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수학이 싫었다. 


물에 떠있는 거위를 보며 멋있어했고 밑에서 발버둥 치는 모습은 원하지 않았다. 잠깐 물에 뜨는 것은 가능했지만 금방 가라앉고 말았다. 크고 난 이후 '기본기에 대한 노력 없는 겉모습은 다 가짜다.'라는 진리를 절실하게 느낀다. 


다시 한번 과거를 회상하며 느끼는 것은 친구들과 술래잡기, 함정 만들기, 자전거 타고 놀러 다니기 등 뛰어노는 것 말고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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