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는 비밀입니다

닭고야 없는 한 달, 행복했다

by Carroty

벌써 한 달이 됐다. 작년엔 본업이 바빠져 23화에서 연재를 중단했다. 그래서 한 달 넘게 다이어트를 이어간 적이 없었다. 그리고 브런치북으로 연재 가능한 횟수가 30화가 최대라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그나마도 알았으니 망정이다. 아니었으면 한 달 결산도 못하고, 이번 글도 '다음에 계속'으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한 달 동안 메뉴를 극도로 제한하지도 않았고, 양을 엄청 조절하지도 않았다. 단탄지를 맞춘다면서 닭고야(닭가슴살, 고구마, 야채)만 먹었으면 진즉 눈이 뒤집혔을 거다. 이건 해보지 않아도 안다. 퍽퍽 살을 안 먹는 내가 다이어트를 위해 닭가슴살을 먹어야 한다? 그럼 다이어트를 관둬버렸을 거다. 그리고 고구마로 나를 살 찌웠을 것이다. 난 강아지 확대 경력이 있는 사람이다. 반려견 봄비를 3kg에 데려와서 15kg까지 찌운 사람이 누굴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빠졌다? 내 기대보다 많이 빠졌다. 나는 2.7~3kg 정도에서 멈출 줄 알았다. 막판에 3일 동안 0.7kg 정도가 빠졌다.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유지가 됐다. 그래서 30일 동안 총 3.7kg 감량했다. 우울증, 폐색성 수면무호흡증, 다낭성 난소 증후군, 당뇨 전단계 등의 여러 질환을 갖고 있다. 이런 몸 상태에서도 꾸준히 체중이 줄고 있다는 건, 스스로 뿌듯해도 되는 일이 아닌가.


물론 이제부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시작했다는 108배는 여태 시작한 날 이후로 한 번도 안 했고, 그 외의 운동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 매일 반려견 봄비와의 산책 외에는 활동량이 없다는 것을 생각할 때, 식이 조절로 떨어질 수 있는 체중은 끝났다. 이제는 진짜 싸움이 시작된다. 이제는 운동 때문에, 진짜 나와 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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