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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와 함안 한 달 살이의 인연

함안 한 달 살이

'브런치' 말만 들어도 '함안 한 달 살이'가 생각나고

'함안 한 달 살이' 글만 봐도 '브런치'가 생각난다. 



줄곧 서울, 경기에서 20년을 살다가 브런치 작가가 된 지 20일 후  함안 한 달 살이를 하게 되었다. 

함안 한 달 살이를 하러 간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글을 쓰러 간 것이다.  나만의 산책, 사색, 성찰을 하면서 낯선 곳에서 글을 쓰고 싶었는데 상황이 딱 맞아떨어졌다. 


함안 한 달 살이 첫 째날 저녁에 쓴  '함안 여행 첫날 스펙터클 하다' 브런치 게시글이 브런치 메인에 뜨면서 2일 만에 1만 조회가 되었다. 일생일대에 이런 일이 다시 있을까 싶다. 

이 조회수는 나에게 어떤 의미를 줬을까?


어떻게 하다 보니 얻어걸린 거라며 평정심을 유지하고 들뜨지 말자고 다독였다. 누군가 글을 읽고 읽는다는 생각을 하면 글이 더 쓰고 싶어졌다. 첫사랑에 빠져 매일 그가 보고 싶은 것처럼. 그 많은 기존 작가들이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 독자가 읽고 싶은 글을 쓰라고 하는지 이 초보 작가는 이제 알아차린다. 그 힘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아버리고 말았다. 마치 나만 아는 내 마음에 자신감이라는 로켓을 달아놓은 것 같다. 그 자신감은 글쓰기뿐만 아니라 생활 여기저기에 발휘하기에 눈덩이처럼 더 강력해지고 있다. 

함안에서 초6 아들과 갈등 후 글쓰기로 마음을 달래는 중

함안 한 달 살이에서 힘들고 지친 적도 많다. 초6 아들과 갈등이 왜 없었겠는가? 이럴 때마다 브런치에 글을 쓰며 마음을 표현하다 보니 치유가 되고 힘을 얻곤 했다. 그런 사소한 갈등을 사소하게 본 이유는 글쓰기를 하러 온 큰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써야지' 하는 의무가 아니라 신나게 써야 할 것만 같은 마음이었다.  거의 하루에 1편을 쓰려고 했고 1편을 쓰는 데에 3~4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1~2일 동안 끙끙대기도 했다.


독서에도 전략 독서가 있듯이 글쓰기에도 전략 글쓰기가 있다.

책을 읽고 독서록을 쓸 때도 목적 없이 책을 다 읽고 독서록을 쓰는 것과, 독서록을 쓰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은 글을 읽는 자세가 다르고 두뇌 활성화 세팅부터가 남다르게 작동한다. 모든 세포가 초집중하고 책을 읽게 된다. 전쟁터에 나가는데 그냥 나가는 것과 전략을 세우고 나간다고 생각하면 어떤 차이가 있을지 상상이 간다.


함안 한 달 살이에서도 전략 글쓰기를 했다. 가는 곳마다 어떤 글을 쓸까 주변을 관찰하고 사람들을 유심히 쳐다본다. 아들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것에 눈과 귀를 기울이는지를 살폈다. 애정의 시작은 관찰이라고 했던가. 애정과 관찰이 만나니 쓰고 싶은 글이 많아져 시간이 좇아가지를 못했다. 누군가는 글을 쓸 소재가 없다고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글쓰기 소재 투성이다. 관찰의 눈을, 애정의 눈을 어디에 두는가에 달려 있다.


함안에서  브런치 두 번째 게시 글 '이런 아름다운 저수지를 봤나'가 3000명 조회를 했다. 1만 명 조회의 후광효과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감사하고 감사한 일이다.


조회수라는 것은 인기와 같다. 금방 사라지는 신기루 같은 것.

노래 한 곡으로 반짝 뜨는 가수도 많고 두 번째 히트곡을 얻으려면 능력도 있어야 하고,  노력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하고, 운도 있어야 한다.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 다음 히트곡이 나온다. 여기에서 과연 누가 정말 노래를 좋아해서 끈기 있게 오래 하느냐가 문제다. 끝까지 살아남아 버티는 자가 그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지 않겠는가.


버티는 마음으로, 즐기는 마음으로 브런치 글을 쓴다.

그러다 보니 '함안 한 달 살이에서 내가 달라진 것' 함안 이야기 31번째 글이 다시 브런치 메인에 떴고 5000명 조회가 되었다. 이 조회수는 나에게 또 다른 의미를 선물했다. '나'라는 나무에 새로운 희망의 가지가 새로 생긴 기분이다. 어떤 어려움이 생기더라도 생존하게 한다는 '희망',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쓰겠다는 그 희망을 얻었다.


이제 첫 번째 히트곡인 '함안 한 달 살이'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다음 장이 더 기다려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듯 한 꺼풀씩 벗어던지며 날아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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