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화서, 이성복,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는 게 사랑이다, 필사 리뷰, 그림 김민들레
"좋은 사람 좋아하는 게 무슨 사랑이겠어요.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는 게 사랑이지요. 그처럼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게 시가 아닐까 해요."
-무한화서 102p-
이 문장을 보고 또 "맞다, 맞아..."속으로 말했지요. 무한화서(이성복)를 전체 필사하고 있어요. 하루에 3 단락 필사하고, 시 한 편 필사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읽기만 해야지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이 책은 필사해서 꼭꼭 씹어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시에 관한 책이니 시 필사를 하고 시를 지어야만 나만의 책이 될 테니 창작시도 짓고 있어요.
시를 쓰는 사람이라면, 시를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필독서라고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시를 쓰는 방법을 알려주지만 사고하는 방법, 사물을 바라보는 방법, 삶을 바라보는 방법을 알려주는 철학 책이기도 해요. 시가 함축적이고 철학적인 부분이 있긴 하잖아요.
오늘 필사한 내용을 보면 "좋은 사람 좋아하는 게 무슨 사랑이겠어요.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는 게 사랑이지요. 그처럼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게 시가 아닐까 해요." 요즘 인기 있는 <폭삭 속아 수다> 드라마가 생각나기도 해요. 관식과 애순의 사랑, 삶의 이야기가 아주 절절하고 감동적이더군요.
그들도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했으니 찐 사랑을 했네요. 사랑할 수 없었으나 사랑한 사람, 사랑할 수 있었으나 피해서 도망간 사람, 사랑하지 않아도 같이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사람과 사랑과 삶을 생각했어요.
저도 반대하는 결혼을 해서 힘들었는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 번쯤 밥상을 엎는 용기가 삶에서 필요하니까요. 자신을 버리고 순종하는 삶이야말로 가장 슬픈 삶이 아닐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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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는 게 또 가족인 것 같아요. 사랑할 수 없는 조건이지만 가족이기에 사랑하고 살아가는 부분이 많으니까요. 가족이 없다면 얼마나 많은 아프고 방황하는 별들이 무수히 쏟아질지 끔찍합니다.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는 것
사랑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사랑하는 것
당연한 것을 사랑하는 것
자신을 사랑하는 것
사랑은 모든 것이고
그 모든 것은
어느 순간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