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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러뮤니케이션 Oct 10. 2023

갈등 해결의 핵심





존중 / 尊重 /  Respect






이 단어들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각 문화권에서 같은 뜻으로 쓰이면서도 왠지 조금 다르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존중과 존경이 왜 비슷한 맥락의 의미로 쓰이는 것일까요? 




'존중'을 이해하기 전, '존경'을 사용하는 상황을 잠시 생각해 보면서 




'존중'과 '존경'이 어떻게 다른지 이해해보겠습니다.










:: 존경과 존중의 차이





우리가 누군가를 존경하면 벌어지는 상황을 생각해볼까요?




우리는 주로 존경할 만한 대상을 우러러봅니다. 




그리고 존경하는 사람이 어떤 말을 하든지 그 말을 새겨듣고자 해요. 




또한 존경하는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든지 




그것에 상황에 따라서는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이유가 있겠지'하고 그가 하려는 바를 이해하려 하거나 




그것 자체로 의미 있는 것이라고 판단하게 된됩니다.




중요한 것은, '존경'이란 내가 무언가 배울 점이 있다고 판단되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하는 사람임을 확인한 후 이루어지지




무작정 존경하고 보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존경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인격, 사상, 행위 따위를 높이 사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어떠한 '조건'을 통해서 누군가를 존경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존중은 어떨까요? 




존중의 사전적 의미는 <높이어 귀중하게 대하다>입니다. 




즉, 존경이란 어떤 대상의 조건을 귀중하게 대하는 것이라면 




존중은 대상 자체를 높이어 귀중하게 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존중은 그 사람 자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영어 'Respect'의 어원을 들여다보면 더욱 직관적인 예시가 될 듯 합니다.




Respect는 '존중', '존경'의 의미를 가지지만 




Respective는 '각각'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그리고 Respect의 어원은 Re(다시)+spect(보다)의 결합으로서 




대상을 바라본다는 의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바라보는 것이 왜 존중이 될까요?









:: 과거에는 사랑이라 불렸으나 지금은 폭력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하는 대상을 가만히 바라보거나 내버려 두지를 못합니다. 




사랑하는 대상으로부터 관심도 받고 싶고 




또 내가 원하는 것을 다 해주고 싶고 




우리의 온갖 동기를 부여해버리는 그(그녀, 것)는 




당신의 인내심을 계속해서 무너뜨립니다. 




'반려동물'의 존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예시가 있습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아진 현재 우리 사회로부터 과거를 되돌아보면 




반려 동물을 자신의 소유품인 양 대하는 것에 대한 별 반감이 없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내 눈에 보기 좋게 강아지 털을 염색시키고, 




미용 목적의 수술을 감행하며, 산책보다는 집에 방치하여 키우기도 했습니다. 




과거에는 이 행위를 사랑이라 불렀지만 현재는 학대라고 불립니다.




인간이 대상이 되는 사랑은 어떨까요?




과거에 비해 인권에 대한 문제가 많이 회복되었고, 




사랑이라 불렸던 가부장적 폐해와 데이트 폭력이 비판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사랑을 가장한 폭력에 대한 인식이 




기본적으로 많이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잘못된 방법으로 행해지는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은




지금 우리가 겪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통해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 갈등 해결의 첫 단계이자 핵심






이성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은 연인 및 부부가 될 수 있습니다. 




본인과 동일시할 수 있는 사랑의 형태는 




부모 자식 간의 사랑도 아니고




죽마고우와의 우정도 아닌 




에로스 사랑으로 시작되는 연인, 부부가 되는 대상입니다. 




자식은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지만 




부부는 완전한 남에서 하나의 부부로 '결합'이 됩니다. 




결합을 목적으로 두는 사랑의 대상이 연인이므로




'각각'이라는 의미가 내포된 존중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명한 사회심리학 저자 <에리히 프롬>은 




각각이 유지된 상태에서의 결합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출처 :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문예출판사, 2019




완전한 자립과 성숙을 바탕으로 한 각각의 유지를 이루지 않은 채




'결합'의 욕구만을 채우고자 하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다양한 갈등을 계속해서 겪게 됩니다.




즉, 잘못된 존중, 왜곡된 존중, 변질된 존중




틀어진 관계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대부분의 갈등 해결과 관계 개선은




올바른 존중을 배우는 것이 가장 핵심이자 첫 번째 단계이므로 반드시 이해해야하며 




혼자서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전문가의 도움으로 




상담과 코칭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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