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균형을 잡아가는 중
밤마다 스마트폰 너머로 들려오는 문의 잔소리.
문은 퇴근길이면 꼭 전화를 걸어 왔다.
“오늘 저녁은 뭐 먹었어?”
나는 심각한 영양 불균형이었다. 혼자 끼니를 해결할 땐 생라면, 빵, 크래커 같은 걸 집어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그러다 며칠을 굶은 사람처럼 폭식하는 날이 있었는데, 그때는 다름 아닌 생리 직전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생리가 가까워지면 나는 같은 사람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을 꾸역꾸역 입에 밀어 넣었다. 주로 빵과 과자를 먹었는데 식빵 한 줄을 한번에 다 먹을 정도였다. 식탐 괴물이 된 것처럼 눈에 보이는 것들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워야 허기가 가라앉았다.
새 모이 마냥 먹든 며칠을 굶은 사람처럼 먹든 어느 쪽이든 영양 불균형인 건 매한가지였다. 오로지 탄수화물로 구성된 메가 탄.탄.탄 식단.
지겹지도 않은지 우리는 매일 저녁마다 같은 질문, 같은 대답, 같은 잔소리를 주고받았다.
문의 잔소리에도 꿈쩍 않던 식단이 바뀐 건 병원을 다녀온 후였다. 세 달 연속 2주 마다 생리가 쏟아졌다. 짧아진 생리 주기 원인을 찾기 위해 병원에 방문했는데 원인은 찾지 못하고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받아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