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는 너무 비싸.
"이제 무슨 운동을 하지?"
엄마의 허리 디스크가 터졌을 때 나는 필라테스를 하고 있었다. 마침 필라테스 수업 횟수가 얼마 남지 않았었다. 필라테스 수업 강의료가 생각보다 많이 올라서 다른 운동으로 갈아탈까 고민하고 있던 참이었다. 2022년 8월부터 거의 2년 가까이 필라테스를 해왔던 터라 쉽게 다른 운동으로 바꾸기가 겁이 났다.
엄마가 퇴근 후에 도수치료를 받고 와서 나에게 요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선생님이 그러는데 요가나 수영이 도움이 된다고 하네."
운전을 할 줄 모르는 엄마에게 집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수영장에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였다. 심지어 엄마는 비염이 심해서 물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엄마는 그때부터 은근히 요가를 하고 싶어 했는지도 모르겠다.
필라테스를 오래 했지만 나도 사실은 필라테스를 하기 전엔 요가도 한 2년 반 정도 했다. 주로 빈야사와 아쉬탕가를 했었다. 원래 요가를 계속 하고 싶었는데 요가원이 폐업을 하면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친언니가 필라테스를 하고 있었고 필라테스도 괜찮다고 꼬셔서 필라테스를 하게 된 것이었다.
필라테스 잔여 횟수가 5회 남았을 때 고민했다. 필라테스 재 등록을 할 것인가. 아니면 요가원을 알아 볼 것인가. 집 바로 앞에 요가원이 생기긴 했는데 (원래 다른 곳에 있다가 집 근처로 이사한 요가원) 하타요가 전문점이라서 선뜻 하기가 망설여졌다. 그렇게 필라테스 2번을 더 갔다. 재등록을 알아봤는데 가격이 내가 처음 등록할 때 보다 엄청 올라있었다. 일단 등록은 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루는 엄마랑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나서 집으로 걸어오게 되었다. 5분 남짓한 거리였는데 엄마는 너 먼저 가라면서 좀 쉬다 가겠다고 했다. 고작 100미터도 채 걷지 않았는데 엄마는 고통을 호소했다. 엄마가 이렇게까지 아픈 것을 직접 눈으로 보니 더 이상 고민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