祝你三十歲生日快樂!
서른 번째 생일 축하해
처음 만났을 때 네가 스물셋이었으니
너도 한참 애기였는데
그때 내 눈엔 네가 왜 그렇게 어른 같았을까
이제 나만 이십 대네
앞자리에 영원할 것처럼 붙어있던 2를 떼어내고
서른이 되는 기분은 어떨까
나는 아쉬워서 한동안 울지도 몰라
잠깐이지만 너의 스물셋, 스물일곱, 스물아홉에
내가 들렀다 갈 수 있어서 다행이면서도
앞으로 있을 너의 서른에는
내가 몇 번쯤 왔다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하지
오늘 하루 종일 목이 빠져라 내 축하만 기다렸길 바라
서른 살 아저씨가 돼서도 내 앞에서 열다섯처럼 유치해지는 게 좋거든
“냉정과 열정 사이” 영화 알지? 여자 주인공 서른 번째 생일에 이탈리아 두오모 성당에서 만나기로 약속하잖아. 십 년 후에 두 사람은 흘리듯 한 약속을 지키러 피렌체로 가.
근데 분명 시간 약속은 한 적이 없는데 엇갈리지도 않고 성당 꼭대기에서 만난다? 남자가 여자 올 때까지 계속 기다리거든.
우리도 오늘 약속 하나 할까?
내 서른 번째 생일에 우리가 처음 만났던 곳에서 보자.
나는 영화 속 남자 같은 참을성은 없어, 잘 알지?
아침 일찍 일어나서 네가 먼저 와 있어야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