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시계를 보지 않았다던 당신
시간이 가는 줄 모를 정도로 나에게 푹 빠진 당신,
그런 당신이 나는 좋아져 버렸다.
당신과의 첫 만남은 누군가의 소개였다.
바쁜 일상에 치여 연애라고는 생각해 볼 겨를도 없는 나를 위해 친구는 소개팅을 주선했다.
언제나 머릿속에는 오늘 집에 가서 해야 할 회사 일들, 내일 처리해야 할 일들만 생각했으니 말이다.
처음 만난 당신과의 만남이 조금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친구 주선이기도 해서 처음 만난 당신 앞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그런 나와의 대화에서 당신은 나를 빤히 바라보다가, 내가 하는 말에 슬며시 미소를 한 번씩 지었다.
말이 없던 당신은 중간중간에 수줍은 듯 내 이야기에 짧은 대답만 할 뿐이었다.
당신도 지루한 걸까 싶었는데, 바로 다음날 당신에게서 또 만나자는 문자를 받았다.
너무 바쁜 하루였기에 그 문자에 바로 답을 못했다.
당신은 다시 한번 나에게 연락을 취했었다.
나는 그때 당신이 의외로 적극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만남에서 당신은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
나를 만나고 처음으로 시계를 보지 않았다고.
나는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 당신에게 무슨 말인지 물었다.
당신은 나를 만나기 전 ‘연애’라는 것을 해보기 위해 여러 소개팅 자리를 나갔었으나
그 만남들이 지루하고 집중할 수 없게 느껴졌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시계를 계속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런 당신이 나를 만나서 처음으로 시계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며 수줍게 웃었다.
그래서 나를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고.
나는 그런 당신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그날 나는 당신을 관찰했다.
당신은 나와 있는 동안 한 번도 시계를 확인하지 않았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당신은 함께 공감해주고 함께 웃어주었다.
그날부터 시작된 우리의 만남들 속에서 나는 당신의 좋은 점들을 하나씩 발견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항상 일생각에 치여 살던 내 머릿속에 어느 순간부터 당신의 자리가 늘어났다.
나와 있을 때 지금도 시계를 보지 않고 나에게 집중하는 당신,
시간이 가는 줄 모를 정도로 나에게 푹 빠진 당신,
그런 당신이 나는 좋아져 버렸다.
Ann poan님의 사진, 출처: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