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비명 소리가 안 들리세요?

by 허훈

안녕하세요, 우리는 당신들의 음식입니다.


솔직히, 지금 너무나 아프고 슬픈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먹기 위해 거치는 모든 과정, 특히 도살장을 떠올려 보세요.

우리는 그곳에서 몸이 조각나고, 형태가 사라지는 엄청난 희생을 겪습니다.


"저 도살장에서 터져 나오는 우리 피의 함성이 안 들립니까?"

"지금 당신의 입에 들어갈 순간, 우리 세포들의 마지막 절규가 느껴지지 않나요?"


저희가 이렇게 소리치는 이유는, 당신들의 생명을 이어 주기 위해 치러지는 이 모든 과정이 사실은 '피의 제의(祭儀)'와 같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당신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지만, 이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당신이 너무나 쉽게 잊고, 너무나 당연하게 여길 때...

우리의 비명은 더 커집니다.


인간님들, 당신의 생명을 위해 바쳐지는 이 고통스러운 희생을 부디 무시하지 말아 주세요.


우리의 피와 세포 하나하나가 당신의 삶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감사하고 소중한 마음으로 우리를 대해주는 것이, 우리의 마지막 희생에 대한 가장 큰 보답입니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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