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3년간 이어지는 코로나 방역으로 인해 학생들은 무기력해졌다. 의지가 없는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할지 걱정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가만히 앉아서 두려워만 할 수는 없었다. 시교육청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 학교 협동조합 활동으로 다양한 직업체험 및 모의 창업 프로그램을 하게 되었다. 중도에 실명으로 장애를 수용하지 못하고 학교생활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학교 협동조합 활동은 일상에 변화를 가져왔다. 우리는 구체적인 실천을 하기 위해 학교 내 1일카페를 운영하였다. 저시력 학생들은 주문, 판매, 배달을 담당했고, 전맹 학생들은 안전하게 음료를 만드는 방법을 고민했다.
커피 바리스타 전문가를 찾아가 다양한 커피 메뉴 만드는 방법을 직접 배웠다.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전맹학생들에게 커피 칵테일인 샤케라토를 지도했다. 샤케라토는 에스프레소 샷과 바닐라 시럽, 얼음을 칵테일 셰이크 컵에 넣어 흔들면 완성되는 시그니처 음료였다. 선생님들이 음료 재료를 준비하면 학생들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온몸으로 셰이크 컵을 흔들었다. 카페를 지나가던 학생과 선생님들은 그 행복한 모습에 손뼉을 치며 격려해 주었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표정과 생활 태도가 놀라울 정도로 밝아졌다. 커피 주문을 받는 학생은 친절했고, 자신이 만든 음료를 배달하는 학생은 자신감이 넘쳤다. 우리들의 카페로 인해 다른 학생들과의 만남은 정다운 인사로 이어지고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누는 따뜻한 공간이 되었다.
카페는 우리에게 삶의 과제들을 어떻게 책임져 나갈지를 가르쳐 주었다. 학생들이 능숙한 솜씨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모습을 보면서 커피 바리스타 자격증에 도전하고 싶었다. 1일카페를 운영했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자격 취득 동아리를 운영했다. 바리스타학원을 두 달간 다니면서 커피 바리스타 기본 수업과 실습을 받았다. 처음에는 뜨거운 물과 우유 스팀 소리에 겁을 냈다. 전문 강사님에게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고 학생들에게 의식적으로 연습을 시켰다.
그 결과 바리스타 자격 취득 시험에 5명의 학생이 응시하여 전원 합격했다. 학교에 바리스타 자격 취득을 위한 시설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설 확충에 대한 제안서를 작성했다.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리모델링과 시설 설비 공사가 시작되었다. 교육과정운영협의회에서도 교직원들에게 카페의 설치와 운영이 우리 학생들에게 새로운 직업 창출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간절하게 호소했다. 커피 바리스타 수업을 받으며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현재까지 30여 명의 학생들이 커피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스스로 삶의 주인공이 되는 방법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주인답게 일을 이끌어가는 것임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코로나 시대를 견디기 위해 학생들과 커피를 배웠다. 매일 만드는 커피도 같은 맛과 모양을 만들기 위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련을 주는 외부 환경을 탓하기보다 우리 스스로 변화하기를 선택했다.
우리는 학교 내 작은 카페를 운영하면서 가슴 뛰는 삶이 실현되었다. 사소하게 시작한 일들이 학교에 멋진 카페가 만들어지고 친절과 위로를 체험하는 공간이 되었다. 그 안에서 학생들은 일하고 대회에 나가며 자기 삶을 긍정하고 희망을 품었다. 우리들의 삶은 순간의 연속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나는 무엇을 목적으로 살아야 할지 질문한다.
'오늘도 나는 변화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