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작년이었다
아버지께서 아이를 전학 보내는 절차를 물어오셨다
절차를 안내드리고 아이를 만났다
컴퓨터실에서 아이와 긴 얘기를 하고 다음 학교의 홈페이지를 켰다. 그 학교의 교육과정과 재밌는 일들은 어떤 게 있는지 살펴봤다. 드론 교실도 있고, 춤 동아리도 있고, 무엇보다도 다양한 잘 꾸며진 교실이 많네 우리 컴퓨타실은 아직 플로피디스크도 있고 2008년 모니터도 있는데.. 부럽다 라며 많은 얘기를 했다.
친구들과 재밌었던 추억들도 얘기하고, 계속 연락할 것이고 놀러도 올 거라는 아이. 몇 개월간 함께 얘기하고, 수학 문제도 같이 풀어봤던 기억들이 생각났다.
우연히, 반 아이들이 아이가 방학식날 전학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정말 많은 아이들이 울었다. 고등학교 1학년 이별에 익숙하지 않은 나이다. 매일같이 밥을 함께 먹고 춤추고 놀던 친구가 떠나간다는 건 아쉬운 일이다.
사실 교사인 나도 너무 슬펐다. 정말 애정을 많이 줬고, 아이들이 교실을 다 떠난 방학식날 혼자 교실에서 울면서 떠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교사인 나는 사실 매년 떠나보내는 게 당연한 일인데 그 과정이 익숙하지 않았나 보다.
매해 학생들을 좋아해서인지 졸업을 할 때도 아쉽다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다. 매번 컴퓨터실에 찾아와 자기 게임 개발 얘기를 하던 친구, 재밌던 일 힘들던 일을 털어놓던 친구들이 졸업을 하면 떠나간다.
그렇지만 같이 노력했던 시간들은 꾸준히 남는 것 같다
그리고 요즘은 종종 연락 오는 전학생, 졸업생들에게서 더 많은 힘을 얻는 것 같다. 조금의 연차가 차다 보니 떠나는 아이들이 앞으로 누구보다도 잘 되길 바라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새로운 인연을 즐겁게 맞이할 준비를 하게 된다.
일 년 만에 아이가 써준 편지이다.
선생님!! 잘 지내고 계시죠?? ㅎㅎ 상산고를 떠난 지 벌써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공부 방법을 잘 지켜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인 스타도 지웠어요 ㅎㅎㅎ)
공부하다 그만두고 싶을 때 선생님께서 종 종 떠올랐어요. 공부하지 않고 펑펑 놀던 저를 구원해 주셔서 감사해요.
살면서 학교에서 가장 잘 챙겨주시던 선생님은 처음이었어요.
항상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날씨가 점점 선선해지고 있는데 꼭 건강 잘 챙기셨으면 좋겠어요!
언제 한 번 학교 방문하면 꼭 뵙고 인사드릴게요
9월도 파이팅 하셔요!
또 한 번, 아이에게 앞으로 나갈 동력을 얻으면서 감사함을 얻었다. 여전히 우리 반 반톡에 함께 있는 평생 우리 반인 친구.
학생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