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경력직도 자기소개서가 필요한가?
최근들어, 저희 커리어너스의 서비스에 대한 질문을 분들 중에 경력직분들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제가 이유를 물어보니, '직무 분석'이라는 시스템이 너무 잘되어 있어서 자신의 경력을 편하게 정리할 수 있다고 해주시더군요.
그러더니 이 분께서는 제가 예상하지 못한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팀장님, 경력직도 자기소개서가 중요한 거예요?
저는 이력서와 경력기술서만 써놨는데,
팀장님 콘텐츠 중 이를 다룬 내용이 없어서요.
그동안 이를 다루는 콘텐츠가 없었던 이유는, 제가 계속 사무실에서 몰래 몰래 준비하고 있는 콘텐츠(현재는 퍼스널 브랜딩, 뇌과학, 심리학, 철학 등)가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솔직히 말해서 경력직분들이야 다들 잘 알아서 준비하실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이것은 저만의 투사 편향(Projection Bias)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저처럼 이직을 많이 하신 분들이야 잘 하시겠지만, 한 곳에서 10년 이상을 근무하고 이직을 처음 준비하는 분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처음 이직을 할 때 어떤 서류들을 준비하고 준비하지 않는 것이 좋을지를 많이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개구리가 올챙이적 시절을 떠올리지 못한다는 속담은 저를 두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경력직 분들이 준비해야 할 서류가 무엇인지 간단히 정리해 드릴까 합니다.
제게 질문을 해주신 분의 말처럼, '경력직'은 이력서와 경력기술서는 필수입니다.
제가 필수라고 말씀드린 것은, 만약 기업이 "서류를 제출해 주세요" 라거나 "이력서를 제출해 주세요"라고 채용 공고에 명시한 경우, 이력서와 경력기술서 두 종류의 서류만큼은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력서와 경력기술서는 당신의 직무 역량, 직무 역량 중에서도 '하드 스킬(hard skills)'을 아주 일목요연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문서입니다.
당신이 이전 직장에서 수행한 업무가 무엇인지, 그 성과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는지를 정리함으로써, 당신의 커리어가 기업이 원하는 포지션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명확하게 나타낼 수 있는 문서이죠.
이 중에 특히 '경력기술서'는 지원자가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아주 중요한 문서입니다. 왜냐하면 이력서는 대부분 템플릿이 정형화되어 있기 때문에 비슷비슷하게 작성하지만, 경력기술서는 작성된 내용만 보면 이 사람의 문서의사소통능력은 물론, 자신의 업무의 핵심을 파악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체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는 경력직 분들의 수많은 경력기술서를 체크합니다만, 정말 깔끔하게 잘 작성된 경력기술서가 있는가 하면, 어떤 분들은 자신이 하는 업무를 이해하고 있는 것은 맞는지가 의심이 들 정도로 작성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슬프게도 이런 분들은 회사에서 너무 이런저런 업무를 많이 시키는 중소기업의 커리어를 밟으신 분들이 유독 두드러지는 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원하는 '직무'가 명확히 타깃이 되어 있으므로, 그것을 중심으로 경력기술서를 작성해 주셔야 합니다.
추후에 경력기술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다루겠습니다만, 어쨌든 경력직이라면 이력서와 경력기술서는 자신이 하는 업무의 주기를 고려해서 못해도 3~6개월에 한 번씩은 정리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성공적인 이직을 위해서 한 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이직을 좀 해보신 경력직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면접에서 이력서와 경력기술서는 하드 카피(hard copy)로 3~4장 정도 출력을 해서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제가 자기소개서 관련 콘텐츠를 팔아먹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기소개서는 당연히 필요하다고 말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면 좋다라고 말씀드릴 예정이긴 합니다만, 솔직히 경력직도 자기소개서가 필요한지 아닌지는 저는 모릅니다. 왜냐하면 결국 이직을 준비하는 분이 지원하는 기업이 결정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신은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셔야 합니다.
채용담당자 입장에서 자소서가 있는 것이 좋을까, 없는 것이 좋을까?
만약 당신이 팀원을 뽑아본 경험이 있다면 잘 아실 것입니다. 설사 팀원을 뽑아본 경험이 전무하다고 할지라도, 위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쉽게 내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있는 것이 좋다고요.
조금만 생각해봐도 이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채용(recruiting)'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경제학에서 강조하는 모델 중 하나인 정보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 또는 정보불균형(Information Asymmetry) 때문입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중고차를 구매하는 것과 비슷한 게임입니다. 중고차 시장에 대중에게 욕을 먹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정보가 완전하게 공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중고차를 판매하는 기업은 중고차의 값을 최대한 높이 받기 위해서 중고차의 결함을 최대한 숨기려고 하고, 소비자 입자에서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라는 제품은 공학적으로 이해하기에 너무나도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는 늘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채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어쩌면 더 어려운 게임입니다.
기업은 당신을 채용하기 위해서 1년에 수천만 원의 비용을 투자해야 합니다. 자동차에 하자가 있다면 반품이라도 가능하겠지만, 채용한 사람에게 어떤 문제가 있다면 반품도 불가능한 것이 기업의 입장입니다. 기업에 입장에서 최악의 경우의 수 중 하나는 채용을 성공적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이 1년도 안돼서 그만두는 경우이죠.
중요한 이야기라서 말이 길어졌습니다만, 정리하자면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는 정보의 불균형이 최소화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자기소개서는 그것을 줄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문서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저는 과거에 이직을 하던 당시 자기소개서를 항상 첨부했었습니다. 이것을 보든지 말든지 너네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제가 직원들을 채용할 때도, 자소서가 있는 친구들을 우선적으로 검토했습니다. 왜냐하면 자소서를 읽으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우리와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면접에서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등을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었죠.
당신이 어떤 식으로 소비를 하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돈을 지불하게 하는 사람에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제가 커리어너스를 운영하는 원칙과도 같은데, 제가 블로그에 수백 편의 칼럼을 작성해둔 이유 중 하나가, 제가 최대한 많은 정보를 드릴수록 상대방이 제가 생산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 자신에게 좋을지 말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니, 당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고민하신 후 의사결정하시면 됩니다.
p.s. 이 글은 매우 포괄적이면서 일반적인 관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 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지원하는 기업이 원하는 서류를 체크하는 것입니다.
p.p.s. 경력직 자기소개서가 자유양식이라면 아래 칼럼을 참조해 보시기 바랍니다.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2317899545
https://smartstore.naver.com/careerners/products/5904239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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