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언어
비통한 마음 가운데 헤매었을 때 내 주변에서 함께 그 아픔을 나눠주었던 고마운 사람들을 기억해 본다.
스페인에 있던 내 친구는 바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오겠다고 했다. 나는 그러지 말라고 했다.
울음을 참고 일부러 의연한 목소리로 단전에서부터 힘껏 목소리를 끌어올리던 고마운 선배님도 생각난다. 이제는 이 세상에서 더 힘든 일도 못할 일도 두려움도 없을 것이라고 하셨다.
영어 연수에서 만나 6개월을 함께 생활했던 언니는 "우리 함께 슬픔을 건너가보자. 내가 옆에 있어 줄게."라고 말해줬다. 이 말들이 큰 힘이 되었다.
도와주고 싶은데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의 눈빛도 있었다. 당연했다. 그냥 함께 손잡아 주고, 안타까움에 눈물을 보여주는 것도 충분히 위로가 되었다.
"이미 많이 애쓰시고 고생하신 것 잘 알고 있어요. 이제는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으셨으면 해요. 충분히 힘든 거 당연해요. "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나는 점점 일어설 수 있었다. '힘내'라는 말은 힘이 없는 사람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이너스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 후부터 나는 누군가가 힘겨워하면 그냥 들어준다. 눈을 맞추고 손을 잡는다. 등을 두드려준다.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안아드려도 될까요?'
지하철 1호선 환승역에서 보여주신 그분의 따뜻한 마음에 나는 더 잘 살고 싶어졌다.
"나뭇잎 사이 든 반짝이는 햇볕처럼 지금 순간의 아름다움을 느껴 보아요. 그렇게 하루씩 오늘을 살아 보아요."
추운 날 벽난로처럼, 다정하고 소중한 귀한 인연들에게 가슴으로부터 나오는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