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타 요가
중세 요가
육체적 요가에 대한 책들 중에 가장 잘 알려진 인도의 고전은 <하타요가 프라디피카 (Hatha Yoga Pradipika)>이다. 이 책 제목을 영어로 번역하면, 'Light on Hatha Yoga'. 한글로 번역하면, '하타요가에 빛' 혹은 '하타요가의 해설서' 쯤 되겠다. 15세기에 스와미 스와트마라마 (Swami Svatmarama)가 저술한 고전이다. 이 책에서 스와트마라다는 요가에는 4단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파탄잘리의 8단계에서 첫 두 단계인 야마 (Yama, 금계, 도덕적 규칙)와 니야마 (Niyama, 권계, 윤리적 삶을 통한 스스로의 정화)를 뺀 나머지 단계와 비슷하다. 제 1장에서 아사나에 대해서, 제 2장은 호흡에 대해서, 제 3장은 무드라 (Mudra, 종교의식적 포즈)에 대해서, 제 4장은 사마디 (Samadhi, 깨달음)에 대해서 기술하였다.
<하타요가 프라디피카 (Hatha Yoga Pradipika)> 와 그전의 쓰여진 요가에 대한 고전들인 <바거바드 기타>와 <파탄잘리의 요가수트라> 의 차이는, 육체적 요가 아사나를 어떻게 취급했느냐다. 그전의 고전들에서는 아사나를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기술은 전혀 없었다. 그저, 명상을 위해 움직이지 않고 평안하게 앉아있을 수 있어야한다고만 써 있었다. 이에 반해, <하타요가 프라디피카>는 첫째 장에서 15가지의 아사나(자세)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하였다. 그만큼 육체적 요가수행을 통한 몸의 안정과 건강 그리고 기민함을 얻는 것이 하타의 중요한 첫 단계로 보았다. 같은 이유로 올바른 식사습관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였다. 그중에서는 현대인의 입장에서는, 특히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조언도 있다. 예를 들면, 녹색잎파리나 참깨, 그리고 마늘등을 피하라는 조언이 그것이다. 그러나, 과식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는 등의 좋은 조언이 대부분이다. 식사를 할때, 위의 1/4은 채워서는 안된다는 매우 과학적인 조언이 눈길을 끈다. 위의 보통 크기는 2리터다. 다 채우지 않고, 70% 정도만 채워야 위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는 것은 현대과학과 부합되는 사실이다. 소식의 중요성을 스와트마라마는 지적한 것이다. 이렇듯, 육체적 요가인 아사나수행과 올바른 다이어트로 몸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해야함이 요가의 첫단계라는 것이다.
불교가 성행했을때 저술된 <파탄잘리의 요가수트라>는 불교의 영향으로 몸의 욕망에서 벗어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몸과 마음을 나누고, 육체적 욕망을 죄악시 하였으며, 마음의 해탈에 초점을 맞추었다. 불교의 수도승들은 물질적 욕망과 세계로부터 초연하고 탈피하는 것을 수행목적으로 삼았다. 그러나, <하타요가 프라디피카>가 쓰여진 시대적 배경은 달랐다. 13세기부터 15세기까지 인도 전역에 성행했던 종교는 탄트라(Tantra)종교였다. 탄트라는 물질세계를 죄악시 하지 않았다. 물질세계도 신성한 우주에너지의 발현의 한 형태라고 보았다. 그래서 세상과 관계를 맺는 것을 허용했다. 그들의 수행방식은 종교의식 (ritual)에 중점을 두었다. 그 종교의식의 방식은 분파에 따라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주문을 외우거나,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거나, 심지어는 격렬한 섹스 의식도 포함되었다. 이 영향으로 <하타요가 프라디피카>에서는 육체적 요가의 중요성이 부각이 되었다. 또한 남녀의 에너지를 허비하지 않는 올바른 섹스방법이라는 바즈롤리(Vajroli)에 대한 논의도 제 3장에 기술되어있다. 성적 분비물을 우리의 생명이 의존하는 에너지로 보았고, 따라서 성관계 중에 그 분비물들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었다.
<하타요가 프라디피카>에서도 요가의 목적을 마음의 해탈, 즉 사마디에 두었다. 그 상태를 라자요가 (Raja Yoga)라 불렀다. 그러나, <파탄잘리의 요가수트라>와는 다르게, 그 과정에서 육체를 중요시 했으며, 철학보다는 육체적 수행을 강조하였다. 이 하타요가가 우리가 알고있는 현대요가의 시발점이다.
참고문헌
1. The Truth of Yoga, Daniel Simpson, North Point Press (2021).
2. The Hatha Yoga Pradipika, Swami Svatmarama, English translation by Briann Dana Akers, New York: YogaVidya.com (2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