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따라 오는 강아지의 타다닥 발걸음 소리가 앙증맞다.
학교가 끝나고 신호등 앞에 둥글게 모여 깔깔 웃는 고등학생들의 모습이 정겹다.
담배 피우는 아저씨가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발걸음의 속도를 높여 살짝 앞질러 걸어 본다. 뭐. 나쁘지 않군.
올려다본 하늘에 드리운 앙상한 나뭇가지가 꼭 수묵화 같다.
와. 아파트 앞에 요란한 겨울 조명이 달렸다. 꽤 촌스럽지만 이게 또 감성이지.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는 캐럴을 넉넉해진 마음에 흘러넘치게 담아본다.
퇴근.
이 두 글자가 풍경에 부리는 마법은 정말이지 대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