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n살 캐나다 워홀 생존기
밴쿠버에 온 지 딱 10일이 지났다.
이젠 집 앞 방앗간이 된 '버나비 공공도서관'에서 이 글을 작성중이다. 떠나기 전 하루하루 D-Day가 다가올수록 두려움과 불안, 걱정때문에 잠을 설친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다.
그러나 반전은..
그 기분은 오고나서도 여전하다^^
이 곳 버스는 2-30분 배차간격이 기본이기에 왠만한 거리는 걸어버리자라는 심정으로 다녔더니, 원치않게 거의 매일 만보씩 걷는 중이다. 결국 새끼발가락이 파손났다.
태양은 무진장 뜨거워서 선글라스는 필수. 집에 오면 피부가 따갑기도 했다. 더구나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나는 태양을 받으면 두드러기가 나기때문에 할수 없이 아무리 더워도 왠만하면 긴팔+긴바지를 고수했다. 갑자기 180도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 노력을매일 하려다보니 안그래도 좋지 않은 체력은 항상 엔꼬 상태.
여기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매일같이 이어졌지만.. 다행히도 지금까지 살아있다.
30대 중반. 무언가 도전하기에 너무 좋은 나이.
하지만 왠지 함부로 그러면 안될 것 같은 압박을 이곳저곳에서 받는 시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스로에 대한 모험과 자유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최소한의 용기를 더하고자낯선 땅에서 생존력을 실험중인 나의 '캐나다 워홀기'를 공유해보려 한다. (일종의 생존보고서)
드디어 탑승이다.
그러나 마음의 준비를 위해 시작부터 30분 지연하시는 아시아나 항공. 사랑해요
착륙 전 마지막 식사.
스크램블 에그와 소고기 죽 중에서 고심끝에 내린 결정이었는데, 결과는 대만족.
아시아나 소고기 죽 왕추천!
캐나다 도착전 LA에서 잠시 경유가 있었다.
11시간 정도 비행이었는데 5-6시간 자다보니 금새 도착했다. 귀여운 아시아나 꼬랑지.
사실 출국 전 가장 걱정됐던 것은 미국 경유였다.
미국은 경유라도 입국심사와 수하물 맡기기를 다시 해야한다. ESTA라는 비자도 발급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처리하는데 나에게 허락된 시간은 고작 2시간 25분..
(과거의 나 굳이 왜 미국 경유를 선택한거야..?)
말그대로 정말 험난했기에 미국 공항 사진은 없다. 다행이 입국심사는 빨리 끝났고 짐찾고 맡기기까지는 수월했는데, 앞 전 아시아나 항공이 30분 지연되서 나에겐 안그래도 짧던 경유 시간이 줄어버렸고 그때문인지 밴쿠버 경유자들에게는 EXPRESS 티켓을 나눠주었다.
짐을 맡기고 탑승수속하기 전 이 티켓을 직원에게 내밀었는데 처음에는 '응, 아니야 그냥 줄서’이러길래 '나 뱅기 10분밖에 안남았어!' 이러니 그제서야‘난 모르겠고 뒤에 블루 옷 입은사람한테 가봐.' 이럼.
그래도 다행히 블루 유니폼 직원이 1분 기다려하더니 긴 줄을 패스하고 신속히 들여보내주었다. 그치만 미국 탑승수속 때는 신발까지 벗어야 돼서 시간도 더 걸리고 여전히 사람들이 많았다.
이 때부터 ㄸ줄타기 시작...
엄청 빠르게 바구니에 모든 물건을 담고 문제없이 통과한 후,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터미널 6'까지 가야 한다. 하 근데 이놈의 미국 공항 엄청 크다.. 정말 말그대로 광활하다. 중간에 헤매서 직원들한테 물어보는데 뭔가 다들 '얘 뭐야..?'하는 표정으로 대답하지만 그래도 알려주긴 알려준다.
한 200미터는 뛰었던 것 같다. 땀을 뻘뻘 흘리며 도착했더니 밴쿠버 행 '에어캐나다' 역시 30분 지연상태다.
아니 그럼 좀 미리 알려주던가... 나 죽을 뻔 했잔항..
그래도 살인적인 2시간 25분 미국 경유를 비행기 안놓치고 무사히 마친 것에 만족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위와 같은 험난한 과정을 거쳐 밴쿠버 국제공항에 도착하니 여기서부터 미국 공항이랑 분위기가 확 다르다. 엄청 조용하고 사람도 별로 없고 차분한 분위기... 이제야 좀 마음이 놓였다.
무사히 잘 도착했구나!
워홀 비자로 온 사람들은 짐을 찾고나서 오른쪽 사진에 보이는 이미그레이션 장소에서 대기후 work perimit을 받아야 한다. 1시간 정도 대기했던 것 같다.이름이 불리면 가서 생년월일 대답하면 바로 서류를발급해 준다.
나는 무사히 2년을 받았다. 기간이 종종 오류로 기입되는 경우도 있다하니 날짜 잘 확인할 것!
그렇게 캐나다 워홀 입국을 위한 모든 과정을 마치고 Lyft불러서 숙소까지 안전하게 왔다.
기사분이 방글라데시 분이셨는데 엄청 친절하고 스몰토크도 계속 걸어주셔서 넘 좋았다. 내가 '캐나다 와서 처음 만난 분인데 너무 친절해요!'하니 약간 멋쩍어하시면서 고맙다고 워홀 생활 잘하라고 덕담해주셨다 ㅎㅎㅎ
대충 짐을 풀고 좀 쉬다가 짜장범벅 하나를 먹고나니 아무래도 음료가 마시고 싶어서 집 근처 스타벅스로 향했다.
근처라지만
숙소에서 20분 걸어야 나오는 스타벅스..
이 주변은 하우스 타운이라 길에 사람도 없고, 저렇게 조~용하다. 그래도 첫 날이라 보이는 모든 풍경이 새로웠다.
이렇게 약 36시간 동안의 밴쿠버 입국기는 안전하게 저물었다.